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아카데미와 깐느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영화 암살, 베테랑, 택시운전사.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천만 관객을 넘긴 대히트작이란 거죠.

그런데 공통점이 또 있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좌파 영화라고 했던 작품들입니다.

그러면 이 영화들을 좋아하고 재밌게 봤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과거 영화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데 영화와 연예인까지, 갈라치기 했던 발언의 근거는 뭐였을까요?

먼저 윤수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재작년 12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한 원외 보수정당 행사에 강연자로 나섰습니다.

언론노조를 비난하던 이 후보자는 대뜸 문화계를 겨냥하며 화제를 바꿉니다.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재작년 12월)]
"문화 권력도 좌파 쪽으로 돼 있죠? 이거 보면은 기가 막힙니다."

'기가 막힌다'는 근거는 뭘까.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재작년 12월)]
"좌파 성향의 영화를 만들면 히트치고요. 이렇게 많아요. 그것을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DNA에 스며들거든요? 우파 영화는 요렇게 뿐이‥물론 더 있지만 좌파가 몇십 배 더 많습니다."

그가 '좌파'로 낙인 찍은 영화는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택시운전사'와 친일파 암살 작전을 다룬 '암살', 또 재벌가의 비리에 맞선 형사의 활약을 그린 '베테랑' 등입니다.

'우파' 영화로는 한국전쟁의 비극이 담긴 '태극기 휘날리며'와 개발 시대의 현대사를 조명한 '국제시장' 등이 꼽혔습니다.

모두 흥행작들로 평가되지만, 어떤 근거로 이들 영화에 이념적 잣대를 들이댔는지, 별다른 설명은 없습니다.

[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2022년 12월)]
"연예계도 아시죠? 예‥알고."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문화예술인들에게도 '색깔론'을 들이밀었습니다.

배우 정우성 씨는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에 목소리로 출연한 이력, 문소리 씨는 10·29 이태원 참사로 숨진 동료를 애도하며 했던 발언이 '좌파'의 근거였습니다.

[문소리/배우 (재작년 11월, 청룡영화상 시상식)]
"너를 위한 애도는 이게 마지막이 아니라, 진상 규명되고 책임자 처벌되고 그 이후에 더더욱 진짜 애도를 할게 지호야 사랑해."

반면 '우파'로 소개된 연예인들은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명단만 적혀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에도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 막후를 파헤친 영화 '서울의 봄'을 "좌파의 역사 공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영화를 통해 국민의식이 좌경화된다'는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건과 같은 맥락의 주장입니다.

취재진은 문화예술 분야의 이념 성향 분류가 어떤 기준인지 물었지만, 이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영상편집 : 안윤선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218 "사도광산서 조선인 노동 알기 힘들어…사실부터 기록해 알려야"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17 “무지개는 자연현상” 베를린 퀴어축제, 자부심을 채우다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16 콩나물 농장 짓는다고 했는데…가보니 '건물 자재 판매 시설'로 불법 사용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15 SNS로 중학생 살해 협박…20대 실형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14 왕실보다 사랑 택했다…노르웨이 공주, 美무속인과 결혼 골인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13 “요즘 거의 야당”이라던 한동훈…윤-한 ‘재집권’ 동상이몽 꾸나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12 [단독] 티메프 모기업 큐텐, 중국에서도 미정산… 상해 사무실 4월에 뺐다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11 "그동안 너무 착했지?"…파괴력 커진 트럼프의 경제정책[해리스vs트럼프③]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10 유명 정신과 의사 병원서 환자 사망…"배 부풀었는데 약만 먹여"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9 윤석열 정권 물러난 후 “이게 나라냐” 질문에 답하려면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8 매장 수도, 매출도 반토막 난 연돈볼카츠… 업계선 "이례적"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7 (종합)에쓰오일 온산공장 화재 초진…안정화 작업 들어가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6 차량 돌진하면 대형 사고…광화문광장에 볼라드·석재화분 설치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5 셀러 줄도산 현실화될까… 정부, 티메프 자금 지원 대상 파악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4 철인3종 선수로 옮기려 했던 김우민, 이젠 수영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3 금투세 여전히 안갯속…“폐지 vs 부분손질”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2 농촌 체험장 만든다던 폐교에…'모' 심은 마을이장 '발칵' 왜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1 사도광산 등재 동의한 외교부 “일본, 후속조치 진정성 보여야” new 랭크뉴스 2024.07.28
44200 "기소유예라도 풀어주세요"‥7년째 소송 중인 인신매매 피해자들 [서초동M본부] new 랭크뉴스 2024.07.28
44199 에쓰오일 온산공장 화재, 3시간 만에 큰 불길 잡아 new 랭크뉴스 202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