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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한국석유공사 누리집 갈무리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심해 시추 계획 승인’을 깜짝 발표한 뒤 한 달여가 흘렀다. 여전히 남아 있는 질문은 많다.

대통령이 나서야 했을까. 시추 예산 확보용·국회 협조용으로 등판했다고 알려진 대통령의 깜짝 발표는 악수가 됐다. 정부의 부름에 급히 입국한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사 고문은 공항 인터뷰 생중계에 응하며 어떤 생각이었을까. 자원개발 분야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오해가 너무 많이 생겨버렸다”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산업부 기자단을 상대로 발표했다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움을 쏟아냈다. 실제 20% 초반대의 낮은 대통령 지지율이 신경쓰였던 대통령실과 자원외교로 잃어버린 기회를 다시 잡고 싶은 한국석유공사의 간절함이 낳은 쇼는 아니었는지 질문해본다.

에너지나 과학 관련 정책은 어떻게 결정되어야 할까. 일단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잡은 정부이기에 정부 판단에 따라 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그러나 과학이 정치의 하인 격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실을 엄격하게 검증하고 이를 책임지는 선례가 필요하다. 이번 사례는 그런 선례가 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다.

언론도 혼돈이었다. 대통령이 동 뜬 이벤트에 과학저널리즘에 관심없던 언론의 밑천이 드러났다. 보이지 않는 진실보다는 조각난 사실에 집착하는 관행이 이어졌다. 석유공사와 산업부의 무책임한 언론 대응은 이 혼돈에 기름을 부었다.

동해 심해 시추 관련 많은 사실을 알고 있는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내놓지 못했을까. 사실 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 조직의 답변은 무응답이거나 수일이 지나서야 나왔다. 그 사이 높아진 취재 경쟁 속 맥락이 확인되지 않은 보도들은 또다른 여론을 만들어갔다. 대통령 기자회견을 제외하고도 차관·실장이 참여하는 2차례의 기자간담회를 더 열고, 석유공사 사장과 아브레우 박사의 언론 인터뷰가 여러번 소개됐지만, 정작 의혹을 제기하는 국회의원들과 기자들의 질의에 기밀이라며 답하지 않거나,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답변하지 못한 산업부와 한국석유공사의 언론 대응 모습을 보며 “결재받을 곳이 얼마나 많았겠냐”, “자원외교 이후 이렇게 큰 관심이 쏠린 것은 처음일 것”이라는 씁쓸한 평가들이 흘러나왔다.

2024년 초여름을 뜨겁게 만든 동해 심해 시추 논란은 정쟁 이상으로 잘 따져봐야 한다. 수조원의 예산을 쓰고, 에너지 정책의 미래를 가늠할 주요 결정이기 때문이다. 올가을 국정감사는 물론, 정부가 말한 20%의 성공 확률이 확인되는 5번의 시추 결과 확인 전까지는 계속 논란이 이어질 것이다. 수면 위로 드러난 여러 질문들에 산업부와 공사는 성실히 답을 해나가야 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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