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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부터 논산에 396.8㎜ 집중 호우
비닐하우스 모두 잠겨…“지난해 피해 복구 시작도 못해”
“지원금 턱없이 부족…농사 포기해야겠다는 생각 뿐”
10일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린 충남 논산시 광석면의 논이 물에 잠겨 있다. 강정의 기자


“지난해 폭우 피해 복구도 아직 못 했는데, 또다시 비 피해를 보게 되니 이제 농사 짓는 건 정말 고민해야겠네요.”

10일 충남 논산시 성동면 원봉리에서 만난 김대수씨(39)는 물에 잠긴 비닐하우스들을 바라보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가 호박·콩 등 하우스 농사를 지었던 밭은 지난밤 들이친 폭우로 저수지로 변해 있었다.

논산은 밤새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김씨는 전날 기상예보를 듣고는 비닐하우스를 뜬 눈으로 지켰다. 고랑 사이로 낸 배수로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이번에는 부디 무사하기를 기원했지만 침수피해를 피하지 못했다고 했다.

새벽 3시까지 하우스를 지키다 잠시 자리를 뜬 사이 둑이 터진 것처럼 물이 들이쳤다. 하우스가 물에 잠기고 있다는 장모님의 연락을 듣고 허겁지겁 뛰어나왔지만 비닐하우스는 물론 농기구를 보관하는 창고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

창고 안 트랙터는 물이 빠지고 나서도 펄에 뒤덮여 움직여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각종 전기기구와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귀한 비료들도 모두 물에 잠겨 쓸 수 없게 됐다. 자리를 비운 지 겨우 3시간 만의 일이었다. 김씨는 “이렇게 빨리 물이 들어찰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어느덧 농사를 지은 지도 9년째인데, 연이은 폭우 피해를 보다 보니 이제는 안간힘을 쓸 여력조차 없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 논산시 성동면 원봉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대수씨가 물에 잠긴 비닐하우스를 바라보고 있다. 강정의 기자


그는 “지난해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 21동 중 16동은 아직 복구조차 못해 올해에는 5동의 비닐하우스만 운영했음에도 모두 망쳤다”며 “지난해 폭우로 인해 5동의 비닐하우스를 다시 운영하기 위한 시설 복구 비용에만 4000만원이 넘게 쓰였다. 이조차 갚을 여력이 없어 아직까지 수리업체에 빚으로 남아 있다”고 하소연했다.

향후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의 지원금 지급에도 김씨는 다시 농사를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주지만, 피해 복구를 위한 비용으로는 턱없이 모자라다”며 “시설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찮음에도 이에 대한 지원금은 없는 데다 농작물 소득에 대한 보전 지원금 또한 일괄적인 기준에 의해 지급하다보니 기대했던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논산에는 172.9㎜의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 7일부터 내린 총 강수량은 396.8㎜로, 충남 지역에서 가장 많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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