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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전북에 역대급 물폭탄]
군산·금산·추풍령에 200년만 폭우
1시간만에 1년치 비 10% 쏟아져
기록적 폭우에 사흘동안 4명 사망
완주 주민 18명 고립됐다가 구조
소방대원들이 10일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 하천 범람으로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소방청

[서울경제]

전라·충청권에 200년에 한번 내릴 만큼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지역 주민들은 난생 처음 보는 물폭탄에 속수무책으로 고립됐고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정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단계를 격상하며 비상 태새에 돌입했지만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데다 야행성 폭우까지 심해지면서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기상청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시간당 강수량 기준으로 전북 군산(131.7㎜)·충남 금산(84.1㎜)·충북 추풍령(60.8㎜)에서 200년 빈도로, 경북 구미(58.3㎜)에서는 100년 빈도의 폭우가 내렸다고 밝혔다. 200년 빈도는 200년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비, 100년 빈도는 100년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비의 양이다.

보통 소하천·지방하천·국가하천 제방이 200년에 한번 오는 홍수에 대비하도록 축조되는 점을 고려할 때 200년 빈도는 엄청난 양이다. 군산에 내린 비의 경우 97개 기후관측지점을 통틀어 집계 사상 최고치이자 군산 연 강수량(1246㎜)의 10%에 달한다. 기상청은 "군산·금산·추풍령에 200년에 한 번 꼴 수준의 강수 강도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밤 사이 대전·충남에 시간당 최대 111.5㎜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날 새벽 3시께 지하 1층까지 물에 잠긴 충남 논산의 한 오피스텔 승강기 안에서는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새벽 4시께 충남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지면서 70대 남성이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같은 날 오전 대구에서도 60대 후반 남성이 밭에 나갔다가 불어난 물살에 농로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었다. 충북 영동 농막에서는 홀로 거주하던 70대 B씨가 실종됐다. 충북 옥천에서 산 비탈면이 무너져 숨진 1명(8일)을 포함하면 중대본 가동 후 이날 오전 11시까지 사흘간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한 주민이 10일 폭우로 산사태가 나면서 전북 군산시 성산면 한 아파트로 내려온 토사를 걷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갑자기 불어난 물 때문에 마을 주민이 한꺼번에 고립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이날 새벽 면사무소 인근 장선천이 넘쳐 18명이 고립됐다. 고립된 주민들은 대부분 70∼80대의 고령자로 옥상으로 대피하거나 배관 기둥에 매달려 간신히 구조됐다. 충남 논산 벌곡면·강경읍의 마을도 침수돼 주민 수십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대전에서는 서구 용촌동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낙동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침수위험지구 등에 거주하는 경남 거창군·합천군·의령군·진주시 등 4개 시군 76가구 94명은 밤새 마을회관·경로당·교회 등으로 사전 대피했다. 금강에도 홍수경보가 발령돼 충북 영동군은 누교·명천저수지 둑 붕괴 우려에 따라 저수지 아래 거주하는 3가구를 대피시켰다.

폭우가 쏟아진 10일 대구 동구 동촌 둔치 공영주차장 일대가 금호강 범람으로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집중 호우로 열차와 여객선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첫차부터 무궁화호와 ITX-새마을 등 일반 열차 운행을 일부 중지하거나 조정했다. 장항선·경북선·충북선·경부선·호남선의 몇몇 구간에서도 일부 운행이 멈췄고, 제주·포항 등에서는 여객선과 항공기가 결항돼 승객들이 피해를 입었다.

밤 사이 호우경보가 확대되자 행정안전부는 이날 새벽 2시 30분부터 중대본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이상민 중대본 본부장(행안부 장관)은 “중앙 부처와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재난 대응에 임해주기를 당부드린다"며 “하천변 산책로, 지하차도, 하상도로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위험 기상 예보시 선제적으로 통제해달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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