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파이터치연구원 보고서
1%로 상승땐 폐업률 0.77%로 늘어
중소기업계 "최저임금 인상 자제" 호소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정(왼쪽)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와 근로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서울경제]

내년 최저임금이 노동계의 요구대로 13.6% 인상되면 4인 이하 소기업 9만 6000개가 폐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용률 역시 과거 코로나19 시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급감할 가능성이 커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동결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파이터치연구원은 10일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 폐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유럽 15개 국가의 자료를 활용해 실증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1% 상승할 경우 종업원 1~4인 기업의 폐업률은 0.7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국가별 차이점을 제거한 후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 폐업에 미치는 순효과만 분석해 한국에 적용한 결과다. 최저임금을 기초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1~4인 소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상품 및 서비스 가격에 전가하면 가격경쟁력을 잃어 폐업률이 증가하게 되는 논리다. 반면 최저임금 1% 인상 시 종업원이 없는 1인 기업의 폐업률은 0.73% 줄었다.

보고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9860원에서 1만1200원으로 13.6% 인상하자는 노동계의 요구가 현실화되면 1~4인 기업의 폐업률은 10.5%로 높아진다”면서 “이 수치를 통계청의 기업생멸행정통계에 적용해 환산하면 9만 6000개의 4인 이하 소기업이 폐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협상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팽팽한 대치를 이어가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화되면 소상공인의 줄폐업은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급감하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9860원)보다 5% 오르면 일자리는 연간 기준 14만 5000여 개가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저임금을 15% 인상하면 2023년 기준으로 고용률은 62.6%에서 61.7%로 낮아졌다. 0.9%포인트 하락 폭은 코로나19로 인해 고용률이 급갑했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노동계가 요구해온 20%대 인상이 이뤄지면 연간 일자리 수는 50만 7000여 개, 고용률은 1.1%포인트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파이터치연구원은 “고용률 1.1%포인트 하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2022년 기준 정규직 중위임금의 60.9% 수준으로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한목소리로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재광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위원장 등 10개 업종 대표들은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알리·테무 등 중국 e커머스가 들어오면서 그렇지 않아도 무관세인 저가 수입 가구와의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최저임금이 오르면 다른 직원들의 급여 상승 요구를 받아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영난 탓에 매년 조합 내에서만 20~30개의 업체가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은 인건비가 오른다고 판매가를 올릴 수도 없어 적자만 늘어난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결국 사장이 더 많이 일하는 수밖에 없다”며 “소상공인 업종도 좀 살 수 있게 지불 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정해달라”고 말했다.

유기준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 폐업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직과 전직의 기회가 다양한 근로자와 달리 소상공인은 폐업 후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생존을 위해 최저임금 구분 적용을 요청하는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883 파월 9월 금리인하 사실상 선언…WSJ "가장 강력한 신호" 랭크뉴스 2024.08.24
42882 하남시가 '동서울변전소 증설' 퇴짜놓자...한전, 조목조목 반박 랭크뉴스 2024.08.24
42881 일본 우파만의 식민지배 긍정 평가, 왜 피해국 인사들이 옹호하나 [같은 일본, 다른 일본] 랭크뉴스 2024.08.24
42880 10대 성폭행하고 성 착취물 제작해놓고…"어린 자녀가 5명" 선처 호소한 40대 랭크뉴스 2024.08.24
42879 야외 유세 재개한 트럼프...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승부 랭크뉴스 2024.08.24
42878 '디올백 사건' 수사 결과 검찰 외부 평가 넘긴 이원석… '공정성 보강'에 무게 랭크뉴스 2024.08.24
42877 바이든, 우크라 독립기념일 앞두고 성명…"러, 승리 못한다"(종합) 랭크뉴스 2024.08.24
42876 [속보] '제3후보' 케네디 주니어 "대선 선거운동 중단" 공식 발표 랭크뉴스 2024.08.24
42875 맨발로 빗길 헤매던 70대 치매노인…경찰 덕에 무사히 가족 품으로 랭크뉴스 2024.08.24
42874 올해 美선거에서 기부금 낸 '가장 큰 손 기업'은 가상화폐 기업 랭크뉴스 2024.08.24
42873 美·중남미 10개국, '마두로 당선 확인' 베네수엘라 대법원 비판 랭크뉴스 2024.08.24
42872 덱스도 당했다…"이 광고 영상 보면 즉시 신고해달라"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8.24
42871 외교부 “일제의 국권 침탈은 원천 무효”…광복회 공개서한에 응답 랭크뉴스 2024.08.24
42870 '잭슨홀' 참석 英 중앙은행 총재 "인플레 지속 위험 줄고 있어" 랭크뉴스 2024.08.24
42869 인도 총리, 푸틴 이어 이번엔 젤렌스키 포옹…"난 평화의 편"(종합) 랭크뉴스 2024.08.24
42868 "출입증 왜 안 줘"…주차장 입구 18시간 가로막은 40대 차주 '벌금 폭탄' 맞았다 랭크뉴스 2024.08.24
42867 "이건 못 피해" 절망한 간호대생, 어떻게 생존했나 봤더니‥ 랭크뉴스 2024.08.24
42866 ‘음주 스쿠터’ 슈가, 경찰 출석… 혐의 인정 랭크뉴스 2024.08.24
42865 드디어 금리 인하 신호 나왔다… 美 연준, 9월 가능성 시사 랭크뉴스 2024.08.24
42864 야당 “대통령실, 무슨 근거로 ‘후쿠시마 괴담’ 매도하나” “일본 정부가 써줬나” 랭크뉴스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