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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장마가 시작된 이달 초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우비를 입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정효진 기자


지난밤 전북 군산에서 시간당 146㎜의 역대급 폭우가 내리는 동안 근처 부안에 내린 비는 3㎜에 그쳤다. 서울 강북 지역 하늘에선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았고, 제주는 한밤인데 기온이 29.5도로 30도에 육박했다. 기상청은 같은 한반도 내에서 강수 상황이 지역별로 ‘극과 극’의 편차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저기압의 영향과 기후변화로 극한 호우가 증가하는 추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0일 기상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강수의 지역별 편차는 정체전선에 저기압 소용돌이가 통과하면서 심화된다. 정체전선은 남쪽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고온 다습한 공기를 위로 끌어올리고, 북쪽에서는 건조한 공기들이 버티면서 생기는 일종의 경계선이다. 이 둘은 비커에 담긴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 않으면서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동서로 긴 구름대를 형성한다.

이때 이 전선 사이를 저기압 소용돌이가 통과하면, 선처럼 뻗은 강수대가 무너지면서 곳곳에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된다. 전국으로 비가 확대될 수도 있고, 정체전선과 수직으로 세로 모양의 새로운 비구름대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정체전선을 따라 내리던 비가 곳곳에서 강하게 내리게 되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대의 모양에 따라) 동서와 남북 간 강수량 편차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지난 밤에도 30㎞ 상간에 강수량이 10배 차이 나는 지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42분부터 오전 2시42분까지 1시간 동안 전북 군산(내흥동)엔 131.7㎜의 비가 내렸다. 군산의 연 강수량은 1246㎜다. 1년 동안 내릴 비의 10%가 1시간에 내린 셈이다. 군산 어청도엔 오후 11시51분부터 1시간 동안 146㎜가 내렸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이다. 기상청은 밤사이 서울에도 최대 120㎜의 장맛비가 퍼부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최대 12㎜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노원구와 성북구, 강북구, 은평구 등 강북권엔 아예 비가 내리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변화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 중 수증기의 양이 늘어나는데, 수증기가 많아지면 대기의 불안정성이 커진다.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게 된 것이다.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많은 비가 내리게 되면 지역별 강수량 편차도 커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길이는 긴’ 비구름대가 송곳이 찌르고 들어오는 것처럼 일부 지역만 지나는 모습을 ‘띠 장마’로 표현하면서 이번 장마의 특징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SSP)에 따르면 2041∼2060년 우리나라 연 강수량은 현재보다 6~7% 늘지만, 강수일수는 8~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보다 더 많은 양의 비가 더 짧은 시간에 쏟아진다는 뜻이다. 기상청은 평균 강수 강도가 지금보다 16~2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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