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강훈식 의원실, 회의록 확인
“선물 전달 은밀, 선례와 달라”
‘알선수재죄’ 가능성도 언급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과 그 배우자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신고사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명품가방은 다른 사례와 견줘봐도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인한 지난달 10일 권익위 전원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명품가방을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고, 김 여사의 알선수재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위원은 “이 선물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위원은 “사건을 지극히 형식적으로 보는 것”이라며 “(다른 사례를 살펴보면) 국가라는 게 국격이 있는데 국가로부터 선물을 받았을 때 그 수준에 맞게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선물 전달이 굉장히 은밀하게 이뤄졌고 전달 장소나 전달자 지위가 대통령기록관에 있는 것들과는 좀 판이하다”며 “선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알선수재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위원은 “(김 여사에게 가방을 제공하는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했다면 뇌물공여자들의 일반적인 행태”라며 “알선수재죄도 충분히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종결 처리가 청탁금지법 취지를 훼손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위원은 “배우자에 대해 처벌 규정을 두지 않는 것으로 공직자를 책임에서 자유롭게 하겠다는 취지가 아니고 해당 공직자 등에 대해서 규율을 엄격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했다.

어떤 위원은 권익위의 조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고 내용 외에는 사실이 확인된 게 아무것도 없다”며 “과연 (명품가방 수수) 당시에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떻게 처리됐고 어떻게 대상 물품이 보관되고 있는지도 확인이 안 됐다”고 했다. 이 위원은 정치권에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진 게 지난해 11월28일이었고 대통령실은 두 달이 지난 올 1월19일에야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짚었다. 대통령실의 늑장 대응으로 미뤄볼 때 수상하게 여길 개연성이 충분하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권익위는 이날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의결서 전문을 공개했다. 일부 전원위원들이 의결서에 소수 의견을 담아달라고 요구했지만 권익위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소수 의견은 회의록에만 남겨뒀다.

의결서에서 권익위는 소관 범위 내에서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 서술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탁금지법상 제재 규정이 없는 공직자 배우자에 대하여는 헌법의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제재할 수 없으므로 처벌을 전제로 한 수사 필요성이 없어 종결한 것”이라며 “240만 공직자의 배우자를 법의 근거도 없이 처벌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177 국민의힘, 4박5일 방송4법 필리버스터 돌입···역대 두 번째로 길 듯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76 신궁 임시현, 올림픽 개인 예선전 세계신기록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75 윤 정부 ‘언론 장악’…공언련이 ‘킥오프’하면 권력이 움직였다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74 25년 만에 상속세법 개편‥최고세율 낮추고 자녀 공제 늘린다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73 검찰총장, 신속·공정 수사 지시…중앙지검장 "긴밀히 소통"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72 한동훈 “금투세 폐지” 이재명은 “면세점 상향”…‘감세’ 주장 한목소리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71 “그냥 카드사에서 결제 취소해주면 안 되나요?”··· 복잡한 티몬·위메프 환불 전쟁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70 ‘김건희 조사 총장 패싱’ 갈등에 檢 “소통하며 수사하겠다” 봉합 수순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9 '밥값 10만 4천 원' 공직선거법 위반‥김혜경 '벌금 3백만 원' 구형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8 이진숙 후보자 "후쿠시마 처리수라고 해야" "나는 절반만 공인"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7 금감원, 부실 PF 정리 엄포 속 은행권만 안도의 한숨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6 '채상병 특검법' 6표 모자라 '부결'‥국민의힘에서 3명 찬성한 듯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5 김건희 여사, 국민 없는 ‘출장조사’ 자리에서 ‘대국민 비공개 사과’?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4 머스크 지원에 흔들리는 트럼프 정책?...전기차 비판수위 조절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3 양궁 임시현, 시작부터 ‘신궁’ 위엄…랭킹 라운드서 세계신기록 ‘1위’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2 “중국에 겁 먹지마” 유승민, 선수단 격려 위해 양복차림 탁구 한 판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1 알리, 한국고객 정보 국외업체 18만곳에 넘겨…과징금 19억 ‘첫 제재’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60 “16년만의 가족여행 날아갔다”…새벽 2시 위메프 본사 찾은 사람들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59 '개판' 발언에 아수라장 된 국회... 여야, 고성에 삿대질로 서로 헐뜯기만 new 랭크뉴스 2024.07.25
43158 인천공항, '변우석 과잉 경호' 사설업체 고소 new 랭크뉴스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