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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주장 사고 운전자 60대 이상 82%, 남성 64%
실제 급발진 인정은 0건… 75% ‘페달 오조작’ 판정
전문가 “시민 불안감 해소할 수 있는 급발진 대책 나와야”

최근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청 앞 역주행 교통사고’ 운전자는 지난 1일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고를 일으킨 뒤 “100% 급발진”이라며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운전자는 68세 남성이다.

이어 지난 3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 택시가 돌진해 3명이 다치는 사고가 터졌다. 운전자는 60대 남성이며 역시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7일에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택시가 4중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이 운전자도 급발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들이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작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급발진 주장이 제기된 사고 차량을 감정한 건수는 117건이다. 이는 2019년 58건, 2020년 57건, 2021년 56건에 그쳤던 것이 2022년 76건에 이어 2023년 117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58건으로 전체 건수가 작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급발진 사고를 당하거나 일으킬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면서 “급발진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최근 5년간 ‘급발진’ 운전자 ‘60대 이상’ 82%, ‘남성’ 64%
급발진 주장 교통사고 운전자의 나이와 성별을 동시에 분석한 최근 공식 통계는 없다. 이에 따라 10일 조선비즈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주장 교통사고 가운데 운전자 나이와 성별을 확인할 수 있는 28건을 분석했다.

운전자 나이를 보면 60대 12건, 70대 8건, 80대 3건 등으로 60대 이상이 전체의 82%(23건)를 차지했다. 나머지 18%(5건)의 운전자의 나이는 50대로 나타났다. 또 운전자 성별을 보면 남성이 18건(64%), 여성이 10건(36%)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비즈의 분석은 지난 1999년 한국소비자보호원이 급발진 피해 구제 상담이 접수된 233건을 분석한 결과와 유사하다. 당시 분석에서 급발진 피해 구제 상담을 신청한 운전자는 남성이 158명(68%), 여성이 75명(32%)로 나타났다. 운전자 나이는 50대 78명(33.5%), 60대 26명(11.1%), 70대 2명(0.8%) 등이었다. 이밖에 20대 6명(2.6%), 30대 46명(19.7%), 40대 75명(32.2%) 등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정서희

급발진 인정 사례 한 건도 없어… 75% ‘페달 오조작’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0~2022년 급발진 주장 사고는 766건이었지만 실제 급발진으로 인정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2013~2018년 급발진 추정 사고 269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203건(75%)이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판정됐다. 운전자가 제동 장치가 아닌 가속 장치를 가동했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신고된 82건의 페달 오조작 사고에서 운전자의 연령 60세 이상이 40%를 차지했다.

교통사고 조사 경험이 많은 한 경찰 간부는 “사고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가 멈추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하더라도 실제로는 가속 페달을 밟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돌발 상황에 당황하는 바람에 페달 오조작을 하고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사후에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12일 서울 이태원에서 전기차 택시가 주택 담벼락을 들이받은 사고에서도 65세 남성 운전자는 “우회전을 하던 중 급발진이 발생해 브레이크를 여러 번 밟았지만 듣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이 페달 블랙박스를 판독한 결과 운전자가 실제로 밟은 건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급발진 불안감 줄일 수 있는 대책 나와야”
‘서울시청 앞 역주행 교통사고’ 이후 급발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 직장이 있는 김모(50)씨는 “횡단보도에 녹색등이 켜져도 ‘멈춰있는 차량이 급발진을 일으켜 인도로 뛰어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나 스스로도 차에 시동을 걸면서 급발진 걱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공식적으로 급발진이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늘면서 불안감을 가지는 시민들도 많아지고 있다”면서 “급발진을 예방할 수 있는 차량 안전장치 설치나 급발진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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