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경제]

내년 최저임금 액수를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줄다리기가 본격 시작됐다. 양측은 9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최초 요구안과 1차 수정안을 잇달아 제시했다.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 약화 등을 감안해 올해와 같은 9860원으로 ‘동결’할 것을 요구했다가 9870원으로 수정했다. 반면 노동계는 고물가 등을 이유로 올해보다 27.8% 오른 1만 2600원을 주장했다가 1만 1200원으로 조정했다. 노사는 계속 간격을 좁히는 논의를 하겠지만 격차가 커 의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매년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의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해 대비 26.9% 인상된 1만 221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하며 경영계를 압박했었다. ‘최저임금 협상이 아닌 정치투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2018년 이후 52.5%나 올라 올해 시간당 9860원이 적용되고 있다. 140원만 더 오르면 1만 원을 넘어서게 된다. 일본·대만보다 많아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는 초기 2년 동안 최저임금을 29.1%나 올려 일자리 참사와 자영업 몰락을 초래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이미 자영업자들의 지급 능력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인 최저임금 미만율이 13.7%(301만 1000명)에 달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종은 37.8%에 이르렀다. 보수를 받지 않고 가족이 운영하는 자영업을 돕는 청년층 무급 가족 봉사자도 올해 1~5월에 월평균 3만 3374명으로 1년 전보다 12.9%나 늘어났다. 경영난으로 직원을 줄이고 가족의 도움을 받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졌다. 반면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기득권 노조들은 고액 연봉에 최저임금 인상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기업의 현실적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최저임금 과속 인상은 영세 자영업자 도미노 폐업, 고용 참사 등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노사 상생을 도모하고 일자리를 지키려면 노조도 무리한 요구를 접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되도록 협조해야 한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988 김병환 금융위원장의 자가당착 [기자의 눈] 랭크뉴스 2024.08.22
41987 "서울시민, 10년 전보다 과일 33% 덜 먹어…고기류는↑" 랭크뉴스 2024.08.22
41986 "영화 '터미널'보다 더하다"…2년째 공항서 먹고자는 男,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8.22
41985 절기 ‘처서’, 무더위 계속…전국 대부분 비 [출근길 날씨] 랭크뉴스 2024.08.22
41984 "인간아, 너 때문에 운다"... 구박 받는 매미의 절규 [위기의 도심동물들] 랭크뉴스 2024.08.22
41983 연준, FOMC 회의록 공개…”대다수는 9월 금리 인하가 적절” 랭크뉴스 2024.08.22
41982 "1승만 남았다"‥내일 또 '한국어 교가' 울릴까? 랭크뉴스 2024.08.22
41981 "법 앞에 평등" 말했던 검찰총장‥수사심의위는? 랭크뉴스 2024.08.22
41980 [단독] ‘○○○ 능욕방’ 딥페이크, 겹지인 노렸다…지역별·대학별·미성년까지 랭크뉴스 2024.08.22
41979 양육비 안주려 본인 사망 기록 위조한 美 남성 6년 9개월형 랭크뉴스 2024.08.22
41978 태풍에 주춤했던 부산 열대야, 하루 만에 다시 나타나 랭크뉴스 2024.08.22
41977 [단독]'N수' 의대 신입생 충북대 80% 이대 79%…서울대가 최저 랭크뉴스 2024.08.22
41976 빙그레 3세 김동환 사장, 경찰관 폭행 혐의로 재판 넘겨져 랭크뉴스 2024.08.22
41975 ‘3대 신산업’까지 중국발 공급 과잉…‘이러다 다 죽어’ 위기감 랭크뉴스 2024.08.22
41974 우크라, 모스크바 대규모 드론 공격…러, “쿠르스크 급습에 미국 등 개입” 랭크뉴스 2024.08.22
41973 법원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판단은 이재용 재판에 어떤 영향 미칠까? 랭크뉴스 2024.08.22
41972 [단독] 의평원 “집단 유급도 의대 인증 평가 검토”… 교육부 제동걸까 랭크뉴스 2024.08.22
41971 마지막 동결 신호 줄까?…한국은행, 오늘 기준금리 결정 랭크뉴스 2024.08.22
41970 '빙그레 3세' 김동환 사장, 경찰 폭행 혐의로 재판행 랭크뉴스 2024.08.22
41969 경찰, 나경원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 의혹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