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심리 상담을 받는 내담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상담사에게 의존하게 되기 쉽습니다.

문제는 이 신뢰 관계를 악용한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인데요.

한 여성이, 유명 심리상담사로부터 지속적인 '그루밍'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변윤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0대 여성 김 모 씨가 우울증과 기억 상실 증세로 심리상담소를 찾은 건 7년 전이었습니다.

담당 상담사는 장 모 씨로 방송에도 자주 나오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돼 이상한 문자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김 모 씨/피해자 (음성변조)]
"토요일인데 상담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던 일인데, "뒷모습이 나를 닮은 사람을 봤다. 자세히 보니까 아니었다. 00 씨가 더 예쁘다" 이렇게 문자를…"

장 씨의 부적절한 접근은 상담실 안에서의 강제 추행 및 성폭행으로 이어졌다는 게 김 씨의 주장입니다.

"가족들은 당신이 아픈데 관심이 없다니 불쌍하다", "우리는 남녀 관계다", "이렇게 예쁜데 안타깝다, 내가 안아주겠다"는 식의 말들이 그 시작이었다고 했습니다.

심신이 쇠약해져 있던 김 씨는 이 과정이 일종의 '그루밍' 같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김 모 씨/피해자 (음성변조)]
"저는 '가자고 하면 가는 사람이라고 가는 사람이었고 오라고 하면 오는 사람'이었어요. 지금 생각을 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그러나 주변 비난이 두려웠던 김 씨는 오랜 기간 이런 사실을 숨겼습니다.

대신 장 씨와 연락을 끊었는데, 이후 장 씨가 자신의 미성년자 딸에게도 주변인 상담을 빌미로 접근 한 걸 알게 됐습니다.

[김 모 씨/피해자 (음성변조)]
"(딸에게도) 여기 보시면 '학교 '구라'(거짓말) 치고 나올래?', '상담했다고 '구라'치고 올래?'…"

김 씨 측은 고소와 함께 장 씨를 직접 만나 항의했고, 이 자리에서 장 씨는 사과를 했지만 "위력에 의한 간음은 아니었고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장 씨/지난해 12월 (음성변조)]
"제가 그 부분에서는 선생님한테 정말 죄송스럽고요 어떤 책임을 질건 지는 제가 구체적으로 생각을 안 해봤고요"

해외에선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내담자와 성적으로 접촉한 심리상담사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40여 년 전부터 27개 주에서 상담사와 내담자 간 성적 접촉을 중범죄로 취급하고 있고, 영국은 이를 '신뢰관계를 악용한 범죄'로 규정하고, 불균형한 관계에서 '합의'는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성명/변호사]
"심리적으로 취약한 내담자가 상담사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상황에서 먼저 상담사의 성적 접근은 그 자체로 직업 윤리상 문제의 소지가 있고…"

심리적으로 취약한 내담자가 정상적으로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법원이 내담자를 '치료의 일환'이라며 성폭행한 심리상담사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고소인에게 프로파일러를 배당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장 씨는 취재진의 수차례 연락에 답하지 않았고, 변호인은 보도 이후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 영상편집: 임혜민 / 영상제공: MBN 뉴스파이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mbc제보

MBC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8957 [속보] 강원 동해시 먼 해역에서 규모 3.0 지진 랭크뉴스 2024.08.26
38956 美민주후보 '대관식' 마친 해리스, 공화 트럼프에 7%포인트 앞서 랭크뉴스 2024.08.25
38955 엄포 놓더니 이젠 내려라‥이상한 '관치 금리'? 랭크뉴스 2024.08.25
38954 네타냐후 “헤즈볼라 드론 전부 요격”…헤즈볼라 수장, 반박 연설 예정 랭크뉴스 2024.08.25
38953 [단독] 워크숍은 '5성급 호텔'에서‥수천만원 쓴 국가교육위원회 랭크뉴스 2024.08.25
38952 레바논 타격에 로켓 보복…최대 공격 주고받은 이스라엘·헤즈볼라 랭크뉴스 2024.08.25
38951 ‘완강기’ 있어도 쓸 줄 몰라…5층 넘으면 ‘에어매트’ 탈출도 위험 랭크뉴스 2024.08.25
38950 "여성들 가둬두고 약물 투약하던 곳"…철거 놓고 시끄러운 '이곳' 어디길래? 랭크뉴스 2024.08.25
38949 광명 종합병원서 불…110여 명 옥상으로 대피 랭크뉴스 2024.08.25
38948 집값 ‘손 놓았던’ 정부, 대출 죄기로 방향타…“상승 용인 안 돼” 랭크뉴스 2024.08.25
38947 "왜 여자화장실에서 나와?" 휴가나온 현역 군인, 시민들에 붙잡혀 랭크뉴스 2024.08.25
38946 상장사 거래정지로 묶인 돈만 10조...‘상폐’ 절차 단축 검토 랭크뉴스 2024.08.25
38945 해리스는 동생 부부·민주당 베테랑에 의존, 트럼프 핵심은 백인 남성 ‘충성파’ 랭크뉴스 2024.08.25
38944 '이란 보복' 바짝 곤두섰던 이스라엘 뜻밖의 헤즈볼라 선공 랭크뉴스 2024.08.25
38943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픈 현상, 과학적 근거 있습니다[신경과학 저널클럽] 랭크뉴스 2024.08.25
38942 "노총각들, 여성 납치·음란물 중독될 수도" 우려에…'짝 찾기' 돕겠단 '이 나라' 랭크뉴스 2024.08.25
38941 이원석의 ‘검찰수심위’ 카드, 논란 잠재울까 랭크뉴스 2024.08.25
38940 부장님, PPT 왜 만들어요? 20대 직장인이 살아남는 법 랭크뉴스 2024.08.25
38939 네타냐후 “헤즈볼라의 드론 모두 격추”… 국제사회 “포화 중단을” 촉구 랭크뉴스 2024.08.25
38938 패럴림픽 기간 파리 1박 평균 34만원…올림픽 대비 53%↓ 랭크뉴스 202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