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철우의 과학풍경]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비타민 디(D)가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과학 논문들이 잇달아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 여러 비티민 디 논문들은 논문에 쓰인 데이터와 통계 분석 방법이 적절하지 않고 비타민 디 효능의 결론이 섣부르다는 이유로 잇달아 게재 취소되거나 철회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오철우 | 한밭대 강사(과학기술학)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기 전인 팬데믹 초반에, 감염 예방과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약제나 음식이 세간의 관심을 끈 적이 있다. 그만큼 처음 겪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불안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알려진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예방에 좋다고 극찬해 약물 부작용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타민 디(D)가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비타민 디의 효능 주장은 민간요법이나 입소문이 아니라 과학 논문을 통해 제기됐다. 당시는 팬데믹의 비상 상황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연구논문은 동료 심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발표되던 시절이었는데, 비타민 디 논문도 그렇게 잇달아 발표됐다. 미국과 이란 대학 연구진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비타민 디가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했다. 스페인 대학 연구진은 고용량의 비타민 디가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춘다는 통계 분석 논문을 냈다. 스페인 연구진의 논문은 권위 있는 학술지인 ‘랜싯’에 온라인으로 발표되었고, 영국 정치인이 언급하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하지만 연구자의 희망이 너무 앞섰던 것일까? 서둘러 발표되고 언론을 통해 화제가 됐던 비타민 디 논문들은 이후에 줄줄이 게재 취소되거나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비타민 디 효능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못했으며,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통계 분석 방법에서 실수와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랜싯’ 논문은 분석 방법과 결론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한달 만에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됐다. 네이처의 자매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2021년 5월 논문이 이듬해 철회됐고 뒤이어 다른 비타민 디 논문도 줄줄이 퇴출당했다.

지난달에는 팬데믹 초반에 비타민 디의 효능을 주장했던 주요 논문이 4년 만에 최종 철회됐다. 미국과 이란 연구진이 2020년 9월 과학저널 ‘플로스원’에 발표한 이 논문은 많은 언론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비타민 디 효능에 대한 기대에 불을 지폈다. 이 학술지 편집위원회는 “통계 분석 방법과 연구설계가 충분히 견고하지 않다”며 논문 철회 결정을 고시했다.

팬데믹 기간에 화제가 됐던 많은 비타민 디 논문들은 이렇게 취소되거나 철회되었다. 물론 연구 부정이나 데이터 조작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또한 효능 없음이 밝혀져 철회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효능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다 엄밀한 과학 연구의 방법론이 부족하거나 비타민 디의 효능에 관한 결론이 섣부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타민 디 논문뿐 아니라 다른 코로나19 관련 논문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철회 논문 보도 전문 매체인 ‘리트랙션 워치’가 집계하는 ‘코로나19 철회 논문’ 목록을 보면, 그동안 퇴장한 코로나19 과학 논문은 420여편에 이른다. 충분한 검증의 시간과 절차를 건너뛰어야 했던 불안한 시기에 과학 논문들은 발 빠른 혁신을 이루었지만 때로는 성급함이 빚은 혼란도 불러일으켰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933 김웅 “김재원·김민전 발언 징계해야···한동훈에 항명한 것”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32 "성난 관중, 필드까지 뛰어들었다"…첫 경기부터 '난장판'된 파리올림픽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31 "안 써놓고 써본 척" 소비자 기만 SNS 후기 마케팅 '뒷광고' 과징금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30 이재명 “5년간 5억 원까지 금투세 면제해야”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9 관중 난입에 물병 투척…난장판 된 올림픽 첫 경기 '중단 사태'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8 장단기 금리차 역전, 경기침체의 전조인가?[머니인사이트]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7 "이혼 후에도 괴롭혔다"…'닉쿤 여동생' 전 남편 가정폭력 고소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6 [속보] 바이든 “새 세대에 횃불 넘기는 것이 국민통합에 최선”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5 테슬라 실적 부진에 주가 12.3% 폭락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4 국방비 ‘천조국’ 미국, 왜 전함은 못 만들까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3 [속보] 조 바이든 "내 재선보다 미국 민주주의가 더 중요…카멀라 해리스 지지"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2 [속보] 코스닥 800선 붕괴…2월 6일 이후 5개월 만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1 "北오물풍선 터지면서 흰 연기"…대낮 다세대주택서 불났다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20 "한동훈 '기다 아니다' 명확한 사람"…그의 압승 뒤엔 4050 여성들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19 한동훈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시 분열? 민주당 얄팍한 기대”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18 네타냐후, 미 의회 연설서 시위자 향해 “바보들”…해리스 불참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17 티몬·위메프 사태 일파만파‥수백 명 항의 방문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16 “보트 탄 게 잘못?”…강릉에 놀러갔던 부부 ‘중상’ [잇슈 키워드]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15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0.2% 감소…민간소비·투자↓ new 랭크뉴스 2024.07.25
42914 [속보]SK하이닉스 2분기 흑자 전환···매출 16조4233억원 ‘역대 최대’ new 랭크뉴스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