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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형제 불신 깊어 가능성 미지수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린 유산 상속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문 효성그룹 전 부회장의 1천억원 대 상속 재산 전액 환원 약속은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사회 환원을 한다손치더라도 그 규모는 절반으로 줄어들 공산이 크다. 전액 환원을 위한 전제 조건인 공동 상속자인 형제들의 동의를 받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극히 낮아보여서다.

효성그룹 쪽은 9일 한겨레에 “조 전 부사장의 요구를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검토 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수용할 뜻이 없다는 게 효성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조 전 부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의 상속재산 전액을 공익재단 출연에 쓰겠다며, 그의 형인 조현준 회장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에게 동의를 공개 요구했다.

이는 본인 몫 상속재산을 공익 재단에 출연하더라도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상속인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현행 상속세및증여세법은 공익재단 출연 재산의 경우 상속인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만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면제해준다. 조현준·현상 두 형제가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 납부액을 뺀 금액만 재단 출연금으로 쓸 수 있다. 상속재산 규모가 1000억~1200억원인 점을 염두에 두면 재단 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조 전 부사장 쪽이 최근 회견에서 “형제들이 동의를 안 해주면 세금을 다 내고 상속 재산으로 (재단에) 기여할 수 있는 규모가 많이 줄어든다”고 말한 까닭이다.

조현준·현상 형제가 조 전 부사장 요구에 난색을 보이는 이유는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그간의 앙금을 털어내기 위한 신뢰 회복 조처 없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동의를 요구한 데 대해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조현준·현상 형제 쪽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이 공익재단을 통해 효성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현준 회장 쪽이 갖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3형제 간 불신의 늪이 깊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상속세 납부 기한인 9월 전에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런 까닭에 조 전 부사장의 또 다른 요구도 이른 시일 내에 받아들여질 공산은 낮아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은 3형제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효성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도 요구한 바 있다. 지분 정리를 통해 계열 분리를 하고, 공정거래법상 효성그룹 특수관계인이라는 딱지도 떼려 했던 게 조 전 부사장의 목표였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효성그룹이 총수일가인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쪽에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효성이 이차전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더클래스효성과 조 부회장의 가족이 지난 2022년 이차전지 소재기업인 우전지앤에프를 인수한 경위를 조사해달라는 것이다. 더클래스효성은 조 부회장이 지분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조 부회장이 대표이사인 에이치에스(HS)효성은 “우전지앤에프 인수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효성그룹의 기존 사업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사업기회 유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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