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오흐마트디트 아동병원 건물 인근에서 어린 아이를 안은 채 대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폭격을 가해 최소 41명이 사망하고, 170여명이 다쳤다. 특히 수도 키이우에 어린이병원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어린이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의 어린이 병원인 오흐마트디트 병원을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독성학 병동과 몇몇 수술실을 비롯해 병원 2층 건물 일부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성인 2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7명 포함 최소 16명이 다쳤다.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오흐마트디트 병원의 모습. AFP연합뉴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쯤 공습 사이렌이 울려 일부 환자들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대피했다. 투석 치료를 받고 있던 아이들은 치료를 급하게 중단하고 건물 창문을 통해 대피소로 옮겨졌다. 건물 밖으로 이동이 어려웠던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병실에 남거나, 내벽이 두꺼운 식당으로 대피했다.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한 가족이 러시아군의 공습을 피해 오흐마트디트 어린이 병원 지하로 대피해 경보를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이렌이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의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이 병원 건물로 날아들었다. 외과 의사인 티모피 드보로비 박사는 “미사일이 떨어졌을 때 수술을 하고 있던 외과 의사들이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생후 두 달 된 아기의 엄마인 스비틀라나 크라브첸코(33)는 “파편과 먼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며 “아기를 지키기 위해 천으로 아기 얼굴을 덮은 채 무너진 병원에서 겨우 빠져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어린이들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오흐마트디트 아동병원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경 질환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안드리 마가레프스카(9)는 공습 당시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어 부모와 함께 병실에 있었다. 그의 엄마인 올레나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큰 폭발음이 들렸고 나와 내 남편은 둘 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며 “창문이 모두 깨졌고, 우리는 공격이 또 발생하거나 잔해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베개로 아들을 감쌌다”고 말했다.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오흐마트디트 아동병원 건물 주차장에서 자식들과 함께 대피해 있다. AFP연합뉴스

텔레그래프는 암 병동 환자들을 비롯해 미처 대피소를 찾지 못한 어린 환자들이 몸에 링거 바늘을 꽂은 채 잔해와 먼지가 나뒹구는 길 위에 덩그러니 앉아있었다고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에 따르면 의사 1명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졌으며 16명이 다쳤다. 부상자 16명 중 7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잔해에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갇혀 있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조브니르 병원장은 “폭격 당시 6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피가 묻은 복도, 무너진 천장, 파괴된 수술실을 사진으로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간호사 타냐 랍시나는 가디언에 “완전한 혼돈이었다. 아이들은 겁에 질려서 대피소에서 울고 있었다”며 “어떤 말로도 묘사하기가 어렵다. 정말 끔찍했고, 아직도 몸이 떨린다”고 말했다.


유엔은 영국, 프랑스, 에콰도르, 슬로베니아, 미국의 요청에 따라 9일 안보리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이번 공습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은 러시아의 잔혹함을 끔찍하게 상기시킨다”며 “이 중요한 순간에 세계가 우크라이나와 계속 함께하고, 우리가 러시아의 침략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번 공습에 대해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체 등 군수시설을 겨냥한 작전이었다며, 민간 시설을 고의로 공격했다는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부인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702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검사장에 2심서도 징역 총 5년 구형 new 랭크뉴스 2024.07.24
42701 금감원 제동에... 두산 지배구조 개편 ‘일시 중단’ new 랭크뉴스 2024.07.24
42700 [르포] "성인 3명이 겨우 건져요"…동해안 대형해파리 출몰 '비상'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9 이진숙 "박정희 존경은 극우, 김대중 존경하면 지식인인가"(종합)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8 공정위원장 "티몬 미정산 사태, 피해구제·분쟁조정 활용 검토"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7 산방산 산책로에 전기택시 돌진 3명 중상…급발진 주장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6 尹, 與 신임 지도부 첫날 '대화합 만찬'…韓 "당정 시너지낼 것"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5 이진숙 낙마 노린 野, 지키기 나선 與... 공영방송 구조 개편 놓고 충돌(종합)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4 北 쓰레기 풍선에 대통령실·국회도 뚫렸다…"낙하 장소 파악했지만 격추 안 해"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3 민희진-하이브 또 난타전…"업무방해 등 고소" vs "무고로 대응"(종합)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2 이진숙 청문회 여야 공방…“방송4법 내일부터 순차 처리”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1 종근당 "주사형 탈모 치료제, 임상 3상 계획 식약처 승인받아"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90 오소리 습격에 골절상 날벼락…하남시, 포획 긴급조치 나섰다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89 출근 첫날부터 ‘채상병특검법’ 직면… 한동훈 첫 시험대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88 이임생 축협 이사 경찰 입건‥분노한 축구팬 고발장 보니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87 "제발 합의해 주세요"…4살 아이 학대해 숨지게 한 태권도 관장에 유족 '울분'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86 지배구조 개편 제동걸린 두산… 밥캣·로보틱스 합병비율 바꿀까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85 5·18 폄훼글에 '좋아요' 누른 이진숙 "손가락 운동에 신경쓰겠다"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84 "탁구라켓 핥는 동양인? 무슨 뜻이냐"…中 뒤집은 나이키 광고 new 랭크뉴스 2024.07.24
42683 카드 결제 막히고 환불 지연…티몬 셀러, 집단소송 움직임 new 랭크뉴스 2024.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