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번 장마에도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이 전부
중앙부처 공무원 “이렇게 짧은 건 처음”
충북선 일선 학교에 그대로 전달돼 구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안보 순방 일정 돌입 전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지시한 호우 대비 지시사항이 구설에 올랐다. 실종·고립·대피 등 인명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에 긴급한 지시였음을 감안해도 ‘대비를 철저히 하라’는 내용만 담긴 16자 공문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9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일 ‘대통령 지시사항 통보’라며 호우 대처 관련 지시사항을 부처 직원들과 산하 공공기관 등에 전달했다. 공문에 따르면 대통령 지시사항은 “이번 장마에도 피해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이 전부다. 총 16글자다.

지난 8일 전달된 '대통령 지시사항'. 정보공개청구 누리집

해당 공문은 문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포함한 각 중앙부처에 내려갔다. 이 외에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 충청남도교육청 등 교육청과 경기도, 제주도, 강원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전달된 것으로 파악된다.

자연재해 등에 대비한 지시사항 공문이 내려진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공문을 받은 공무원들은 당황한 눈치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저렇게 온 건 처음 봤다”며 “최근 중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해 급하게 지시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전달된 '수해·폭염 대비 철저 관련 대통령 지시사항'. 정보공개청구 누리집

장마철을 앞둔 지난달 18일 전달된 ‘수해·폭염 대비 철저 관련 대통령 지시사항’ 공문과도 비교된다. 당시 공문엔 “산사태 취약지역이나 하천제방 등 피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은 사전에 면밀히 점검/반지하주택 물막이판 보급 등 취약시설에 대한 예방조치 철저/산사태 취약지역과 하천변 저지대에 대한 선제적 대피와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라는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이번 대통령 지시사항을 그대로 일선 학교에 전달한 충북교육청 사례도 언론에 보도되며 도마 위에 올랐다. 대통령실의 지시는 일종의 큰 원칙으로 이해하더라도, 이를 받은 상위 기관은 각 단위별로 필요한 구체적 대응지침을 마련해 내려보냈어야 맞지 않냐는 것이다. 특히 충북에선 옥천군서 호우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일부 학교서 물이 새는 등 구체적 피해가 발생한 상태였다.

련 기사엔 “하나마나한 얘기를 문서화해 행정력 세금 낭비” “공문 작성하는 사람도 현타 왔을 듯” “하다못해 첨부도 없냐” 등의 반응이 달렸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지시사항 관련 공문은 8일 오후에 전달했고 (그에 앞서) 오전에 호우 관련 시설물 관리 주의 사항 등을 전달했다”며 “호우주의보, 특보 등이 내릴 때마다 지난달 22일부터 10차례 안전 관련 사항을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579 [한승주 칼럼] 엔딩부터 살아본다면 랭크뉴스 2024.08.21
41578 이재명 “반국가행위 누가 하는가, 대통령에게 거울 선물하고 싶어” 랭크뉴스 2024.08.21
41577 태풍 ‘종다리’ 영향 곳곳 비바람…이 시각 여의도 랭크뉴스 2024.08.21
41576 태풍 ‘종다리’ 뒤끝…기습 폭우 100㎜ 모레까지 퍼붓는다 랭크뉴스 2024.08.21
41575 상반기 자산운용사 짭짤했지만… ETF는 출혈경쟁 탓에 큰 도움 안돼 랭크뉴스 2024.08.21
41574 유류세 인하, 10월까지 2개월 연장…세수 감소폭은 확대 랭크뉴스 2024.08.21
41573 해리스 캠프, 북한 비핵화 빠진 정강 "현실적 선택... 단기 우선순위는 동맹 보호" 랭크뉴스 2024.08.21
41572 한국보다 출산율 높지만…"일본 사라진다" 10년간 외친 원로 랭크뉴스 2024.08.21
41571 [속보]법원, 성소수자 축복한 이동환 목사 ‘정직 2년’ 무효 소송 각하 랭크뉴스 2024.08.21
41570 다급한 트럼프, 제3후보 케네디에 “지지선언하면 자리 줄 수도” 랭크뉴스 2024.08.21
41569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김태효와 윤 대통령의 ‘오래된 미래’ 랭크뉴스 2024.08.21
41568 신림역 일대 1시간 정전…호우로 쓰러진 가로수가 원인 랭크뉴스 2024.08.21
41567 또 두산 겨냥한 이복현 금감원장 “불공정 합병으로 주주 이익 침해 사례 계속돼” 랭크뉴스 2024.08.21
41566 아마존·알리보다 긴데... 이커머스 업계, 정산 주기 감축 의무화에 ‘난색’ 랭크뉴스 2024.08.21
41565 오늘, 열대저압부 영향으로 중부에 강한 비 [930 날씨] 랭크뉴스 2024.08.21
41564 중앙지검, 김여사 명품백 의혹 무혐의 결론…곧 총장 보고 랭크뉴스 2024.08.21
41563 [속보] 유류세 인하 10월 말까지 …11번째 연장 랭크뉴스 2024.08.21
41562 8월 1~20일 수출 331억불, 전년比 18.5% 증가… 반도체·선박·컴퓨터 부품 수출 호조 랭크뉴스 2024.08.21
41561 안철수 “가을이면 지방의료원부터 연쇄 도산···정부 잘못 시인해야” 랭크뉴스 2024.08.21
41560 알바 미끼 여성 유인해 성범죄 저지른 40대에 징역 12년 구형 랭크뉴스 202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