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김이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최근 김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김을 가공·수출하는 일본 업체가 대량 사재기로 가격 인상을 부추긴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요구했지만 해당 업체는 응하지 않고 있다.

9일 해양수산부와 김 수출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김 수출업체인 일본 코아사그룹은 국내 김 생산량의 약 10%를 사들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코아사그룹의 사재기 물량, 마른 김 생산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해 국내 김 유통 과정에서 공정한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지만 코아사 측에서 조사를 계속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코아사는 문재인정부가 김을 수출 식품산업 집중 육성 품목으로 선정한 것을 계기로 2018년 국내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세운 조미·가공김 공장 완공 이후 국내 마른김을 가공해 삼각김밥 등에 쓰이는 김을 수출하는 사업을 본격화했다.

해수부가 코아사를 조사하려는 이유는 업계를 중심으로 ‘사재기 의혹’이 일고 있어서다. 한 김 수출업체 관계자는 “코아사가 공장 완공 뒤인 지난해 12월부터 수출용 물량을 대량으로 구매하다 보니 물량이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코아사는 현재 경매 입찰로 사들이는 국내 김의 물량, 물량 매입 여부 등 자료를 정부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수차례 면담 요청에도 ‘오는 7~8월은 바빠서 불가능하다. 본사에 물어보고 연락 주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정부와 업계는 코아사가 2019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과 맺은 양해각서(MOU) 이행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코아사는 국내 유통 물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미김, 마른김 사업은 배제하겠다는 조건으로 한국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를 지키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MOU에 담긴 ‘한국식 조미김 3년 사업 배제’ 조항의 효력이 다한 시점이라 코아사가 조미김에까지 손을 뻗칠 경우 김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아사가 국내에 들어온 지 6년이 다 돼가는데도 실태 파악을 ‘수수방관’한 해수부는 이 문제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조사를 강하게 밀어붙이면 업체 측에서 국제법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재기 의혹에 관한 국민일보 취재에 코아사 한국지사는 경자청을 통해 “글로벌 본사에 직접 문의하라”고 밝혔다.

양태용 한국김수출협회 회장은 “이대로면 김값 불안이 계속되고 김 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301 “노인복지시설도 싫다” 주민 반대… ‘여의도 시범’ 공공기여 논란 랭크뉴스 2024.08.20
41300 피해자에 '공공임대' 최장 20년 제공...'전세 사기 특별법' 통과 랭크뉴스 2024.08.20
41299 김문수 “요즘 MZ들, 애 안 낳고 개만 사랑해” 랭크뉴스 2024.08.20
41298 100년 역사 구덕운동장 재개발 두고 구청장 ‘주민소환’ 추진…왜? 랭크뉴스 2024.08.20
41297 ‘요아정 꿀조합’ 공유하며 노는 MZ…커스텀 먹거리가 뜬다 랭크뉴스 2024.08.20
41296 전당대회장서 눈물 보인 바이든 “나에게 물러나라고 한 사람들…” 랭크뉴스 2024.08.20
41295 오빠랑 놀다가 길 잃은 세살, 주민·경찰 도움에 눈물의 상봉 랭크뉴스 2024.08.20
41294 등교하던 중학생 둔기로 살해하려 한 고등학생 구속 랭크뉴스 2024.08.20
41293 눈물의 바이든 연설…“미국이여, 그대에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랭크뉴스 2024.08.20
41292 ‘순찰차 사망 40대, 발견 기회 여러번’…경찰 근무 소홀 논란 랭크뉴스 2024.08.20
41291 ‘백중사리’에 태풍 겹쳐…인천 소래포구 등 침수 주의 랭크뉴스 2024.08.20
41290 민주당 결집 끌어낸 바이든, 눈물의 고별 연설… 해리스도 그를 기렸다 랭크뉴스 2024.08.20
41289 ‘폭염에 폭증’ 올해 온열질환자, 벌써 역대 2위 랭크뉴스 2024.08.20
41288 "양재웅 병원 사망책임 묻기 위해, 32살 내 딸 이름·얼굴 공개" 랭크뉴스 2024.08.20
41287 안산서 등교하던 여중생 둔기로 살해하려 한 고교생 구속 랭크뉴스 2024.08.20
41286 등굣길 중학생 살해 시도 고등학생 구속…경찰, 스토킹 여부 조사 랭크뉴스 2024.08.20
41285 이 와중에 트럼프까지… 전기차 배터리 업계 삼중고 랭크뉴스 2024.08.20
41284 광화문광장 '100m 태극기' 대신 '태극기 상징물'로 6·25 참전용사 기린다 랭크뉴스 2024.08.20
41283 ‘동진’ 기대감과 호남 소외론···‘영남 일색’ 민주당 지도부의 역설 랭크뉴스 2024.08.20
41282 “무응답” “뭔 소리”… 용산-민주당 ‘축하 난’ 이틀째 공방 랭크뉴스 2024.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