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립암센터. 국민일보 DB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 의사들이 신규 환자 축소 등 진료 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로 사실상 ‘최후의 보루’로 암 환자를 수용해왔으나 교수들의 체력 소진 문제가 심각해져 진료 역량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내부 투표를 통해 신규 환자 진료 축소를 포함한 진료 재조정을 결의했다. 전체 의사 192명 중 85%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92%가 진료 축소에 동의했다. 비대위는 “사태 장기화로 진료 역량이 한계에 다다랐고, 기존 암 환자에 대한 적정 진료를 위해 재조정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암센터의 전체 의료진 중 전공의 비율은 27%다. 그동안 전공의 78명이 근무 중이었지만 지난 2월 이후 7명만 남은 상황이다. 전공의 대신 현장에 남은 전문의들이 암 환자 진료를 위해 주 70시간 이상 근무하며 버텨왔다. 월 6회 이상 당직을 서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된 인력 부족으로 수술 환자에 대한 후속 치료가 어려워지는 등 환자 안전에도 우려가 생기자 결국 신규 환자를 축소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비대위는 병원 전체 적정 진료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오는 대로 진료 축소 방침을 조기 종료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의사 집단행동 사태 이후 국립암센터 병상을 최대치로 가동하는 등 비상진료체계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국립암센터마저 더 이상 신규 환자 수용이 어렵다고 선언하면서 암 환자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습니다. 연합뉴스

곽호신 국립암센터 전문의 비대위원장은 “암 환자 치료는 고난도인데다 정밀하게 봐야 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를 한꺼번에 볼 경우 기존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업무가 과중해지면서 ‘이러다 우리가 실수할 수 있다’라는 공감대가 커졌고, 불가피하게 환자 안전을 위해 신규 환자 축소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국립암센터가 신규 환자 외래 진료를 축소하면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갈 수 있는 병원은 더 줄어들게 된다. 1차 병원이나 지역의 2차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은 뒤 3차 병원을 찾지만, 지난 2월 이후 대부분 상급종합병원에서 신규 외래 접수가 중단된 상황이다. 정부는 국립암센터 외에도 ‘빅5’ 병원과의 핫라인을 구축해 암 환자가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지난달 국립암센터는 절반에 가까운 49.5%가 ‘전면 휴진’에 동의했지만, ‘암 환자 최후의 보루’가 무너질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커지면서 신규 환자 축소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비대위원장은 “당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전문의를 더 뽑아야 하고, 지금 수가로는 지원하겠다는 전문의가 없는 상황”이라며 “‘비상진료체계’만 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820 “이 사람 이상해요”… 유튜브 생방 켜놓고 일본도 휘둘러 랭크뉴스 2024.08.13
42819 '악착같이 찾아낸다'...체납세금 2021억 받아낸 서울시 비결 랭크뉴스 2024.08.13
42818 [속보] 서울 턱밑에 아파트 1만 호 짓는다... 과천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 승인 랭크뉴스 2024.08.13
42817 코로나 재확산, 앞으로가 더 우려… ‘이달 말’ 정점입니다 랭크뉴스 2024.08.13
42816 용돈 좀 보태려고 일했다 국민연금 '싹둑' 울컥 랭크뉴스 2024.08.13
42815 '밀양 성폭행' 신상공개 유튜버 전투토끼 아내 구속 랭크뉴스 2024.08.13
42814 벤츠, EQE 등 5개 모델 '파라시스' 배터리…고객 불안에 배터리 제조사 공개 랭크뉴스 2024.08.13
42813 韓 “김경수 복권, 공감 어려운 분 많아…더 언급않겠다” 랭크뉴스 2024.08.13
42812 독립투사 할아버지 앞에 메달 올렸던 허미미…“너무 행복했다” 랭크뉴스 2024.08.13
42811 ‘광복절 특사’ 강신명·이철성·조현오… 前 경찰청장들 대거 복권 랭크뉴스 2024.08.13
42810 "열심히 산 죄 밖엔"…'피해자연합', 35도 불볕더위 속 '티메프' 규탄 나서 랭크뉴스 2024.08.13
42809 코로나 아직 안 걸리셨어요? ‘이달 말’ 정점입니다 랭크뉴스 2024.08.13
42808 ‘부당 인력지원’ 받아 골목상권 잠식한 CJ프레시웨이 과징금 245억원 랭크뉴스 2024.08.13
42807 [속보] 尹, ‘집중호우 피해’ 경기 파주·충남 당진 등 특별재난지역 선포 랭크뉴스 2024.08.13
42806 랭킹 13위로 100억 번 신두‥세계 1위 안세영 수입은? 랭크뉴스 2024.08.13
42805 뼈마디마디 탈구…쌍지팡이 독립투사 “내 사망신고는 광복 후에” 랭크뉴스 2024.08.13
42804 "일본 오지 마세요"‥대지진 공포에 '사재기'까지 랭크뉴스 2024.08.13
42803 [속보] 尹대통령, 파주시·당진시 4개 읍면 특별재난지역 선포 랭크뉴스 2024.08.13
42802 김형석 "임명 철회 요구에 의도 있어... 내가 뉴라이트란 근거 줘 봐라" 랭크뉴스 2024.08.13
42801 김경수·조윤선·안종범·현기환·원세훈 ‘복권’ 랭크뉴스 202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