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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0일 두 번째 피의자 조사 
영장·거짓말탐지기 필요시 검토
류재혁 남대문경찰서 서장이 9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시청역 인도 차량돌진 사고 관련 브리핑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를 낸 운전자 차모(68)씨가 경찰에 "일방통행길인 줄 모르고 진입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씨는 차량 급발진에 의한 사고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경찰은 그를 상대로 10일 2차 피의자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1차 피의자 조사는 지난 4일 있었다.

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가 사고 부근 지역(세종대로 18길)에 대한 지리감은 있으나 (웨스틴 조선호텔 주차장 출구에서) 직진 또는 좌회전이 금지된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부근을 종종 다녔지만, 일방통행길인 걸 몰랐다는 얘기다.

"차씨가 언제부터 역주행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류재혁 남대문경찰서장은 "호텔 주차장을 나와 일방통행길에 진입한 시점부터 인지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추가로 수사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역주행 사실을 인지하고 빠르게 빠져나가려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우회전을 하라는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호텔 주차장에서 나와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행로로 안내를 한 것이다. 다만 내비게이션 안내를 무시하고 일방통행길로 들어서 인도를 들이받을 때까지 "경로를 이탈했다"는 음성은 별도로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차씨가 경적을 울리지 않았느냐고 묻자 류 서장은 "추가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우리가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경적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블랙박스에는 사고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대화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서장은 "'어어어' 하는 당황하는 소리나 의성어가 있을 뿐"이라며 "일반 대화 내용이 있지만 그건 사적 대화"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서울시청역 역주행 사고 현장 부근 위치도. 그래픽=강준구 기자


차씨가 평소 몰던 버스의 브레이크 페달과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G80의 가속 페달이 유사하냐는 질문에 류 서장은 "오르간 페달로 외견상 아주 유사하다"고 했다. 착오에 의한 사고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정황 중 하나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수사에서 차씨가 브레이크를 밟은 정황이 포착된 게 있느냐고 묻자 류 서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 나오기전까지 답변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차씨가 일방통행로에서 인도 방향으로 돌진한 이유에 대한 진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해주기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시종일관 급발진을 주장하는 피의자 진술의 진위 확인을 위해 경찰은 현재 사고 발생 지점 부근 12개소의 폐쇄회로(CC)TV 영상, 차량 4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국과수, 도로교통공단과 합동 현장조사를 하며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이다. 또 급발진이나 결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고 차량 감정도 국과수가 진행하고 있다.

차씨는 갈비뼈 골절로 폐에 피가 고이는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 자택이나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 거짓말 탐지기 시행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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