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친윤 원희룡이나 한동훈 중 누가 되든 후유증 클 듯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함께 오찬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제공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윤석열이냐, 한동훈이냐’의 양자택일로 흐르고 있다. 선거전이 윤석열 대통령 대 한동후 후보의 ‘전쟁’처럼 전개되면서 당원들은 임기가 절반 이상 남은 대통령과 유력한 미래 주자 중 한 명을 내치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한 후보나,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은 원희룡 후보 중 누가 당대표가 되도 후유증이 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도전자 입장인 원 후보는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한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 여권을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대세론’을 흔들려는 포석이었다. 원 후보 측은 한 후보가 총선 후 윤 대통령과 연락을 안 하고 식사 요청을 거절한 것 등을 들어 ‘한동훈 배신자론’을 꺼냈다. 원 후보는 지난 4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한 후보와 윤 대통령 관계는 회복 불가”라고 말했다.

최근엔 지난 1월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에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후보가 답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하려 했는데, 한 후보가 묵살했다는 주장이다. 친윤석열(친윤)계는 한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지난 7일 ‘제2의 연판장 사태’로 불린 한 후보 사퇴 촉구 회견을 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김기현 전 대표와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주 경남지사,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6일 원 후보와 회동했다.

이러한 원 후보와 친윤계 움직임엔 윤 대통령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8일 “영부인 문자메시지를 허락도 없이 활용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과 한 후보 중 한 사람을 택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날 “대부분의 당원들은 당이 대통령을 지원하고 한동훈도 키워주길 바라는데, 이번 전당대회는 둘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오찬 2024.1.29 대통령실제공


선거구도가 ‘윈윈’이 아닌 ‘제로섬’으로 짜진 것은 싸움을 피하지 않는 두 특수부 검사 출신의 기질이 맞부딪힌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는 잘 싸운다고만 되는 게 아니다. 한 후보도 싸움을 피해서 아웃복싱을 하면 좋은데 같이 덤벼드니 싸움이 커진다”며 “윤 대통령과 한 후보 둘 다 특수부 검사 출신들이라 싸움을 피하지 않고 무조건 이기려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전당대회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누가 대표가 되도 친윤계와 친한동훈계의 당내 갈등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한 후보가 대표로 뽑히면 원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친윤계가 대표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 벌써 김옥균의 ‘3일 천하’에 빗대 ‘한동훈의 3개월 천하’라는 비유가 나온다.

원 후보가 대역전극을 쓰며 대표에 당선돼도 친한계가 수긍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범야권이 192석으로 개헌선(200석)에 단 8석 모자라는 상황에서 여당에 큰 위기로 비화될 수 있다.

과거 당 지도부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한 후보도 어떻게 보면 외부에서 모셔온 인사인데, 최근 안철수 의원을 상임위원장에서 배제한 것도 그렇고 당이 자꾸 유력 인사를 쳐내는 방식으로 가면 미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547 윤석열 대통령, MB와 첫 회동…원전 등 논의 랭크뉴스 2024.08.12
42546 배드민턴연맹, ‘안세영 지적’ 신인연봉·계약금 상한제 완화 검토 랭크뉴스 2024.08.12
42545 안보실장 신원식, 국방장관 김용현… 尹, 육사 선후배에 맡겼다 랭크뉴스 2024.08.12
42544 尹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과 첫 만찬…관저서 부부 동반(종합) 랭크뉴스 2024.08.12
42543 체감온도 ‘50도’…폭염 속 사투 벌이는 소방관 랭크뉴스 2024.08.12
42542 공수처, ‘채상병 순직 외압 의혹’ 尹대통령 휴대전화 내역 확보 랭크뉴스 2024.08.12
42541 "잘 계셨어요"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尹∙MB 부부 동반 만찬 랭크뉴스 2024.08.12
42540 언론계 “윤 정권, 토론 등 노력 없이 방송장악 나서려 해” 랭크뉴스 2024.08.12
42539 공수처, 윤 대통령 지난해 7~9월 석 달치 통화 기록 확보 랭크뉴스 2024.08.12
42538 BMW도 배터리 제조사 공개…현대·기아차 이어 수입차로는 '최초' 랭크뉴스 2024.08.12
42537 KBS, 실무진 반대에도 웃돈 주고 '이승만 다큐' 구매‥"역사 왜곡 포르노" 랭크뉴스 2024.08.12
42536 이종찬 광복회장 "임명 철회해야" 수사의뢰‥야당 결의안 발의 랭크뉴스 2024.08.12
42535 코인 상장 15분만에 가격 15배 급등… 거래소 책임론 랭크뉴스 2024.08.12
42534 아파트 대부분 완속충전기…과충전 방지 어려워 랭크뉴스 2024.08.12
42533 "믿었는데 배신당했다"…살 빼려고 먹은 '제로 슈거' 식품들 알고 보니 랭크뉴스 2024.08.12
42532 삼성, AI 폰 주도권 손에...2분기 점유율 36% 랭크뉴스 2024.08.12
42531 '채상병 수사' 공수처, 尹대통령 휴대전화 통신내역 확보 랭크뉴스 2024.08.12
42530 공수처, '해병대원 수사외압 의혹 시점' 尹 통화기록 확보 랭크뉴스 2024.08.12
42529 태풍 日혼슈 북부 관통해 동해로…항공편, 신칸센 중단(종합2보) 랭크뉴스 2024.08.12
42528 ‘36주 임신중지 영상’ 올린 유튜버·수술 의사 ‘살인 혐의’ 입건 랭크뉴스 2024.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