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8일부로 모든 전공의 행정처분 철회
4개월 넘게 이탈한 전공의에게 특례 제공
"의료 공백 해소, 환자 피해 방지 위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수련 기회의 제한 등 복귀자와 미복귀자 간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지난달 4일 조 장관은 올해 2월 말 수련병원에서 집단 이탈한 전공의 중 복귀자에 한해 행정처분 철회라는 면죄부를 내밀며 이렇게 설명했다. 줄곧 고수한 '기계적 법 집행'에서 후퇴하면서도 미복귀자에 대한 조치에는 차등을 두겠다고 했지만 한 달 뒤 이마저 뒤집었다.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라고 강조해도 정부 스스로 세운 원칙을 번번이 훼손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전공의에 대해 의사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 철회를 결정했다. 사직 시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 복귀가 불가능한 수련 규정을 바꿔 오는 9월부터 수련을 재개할 길도 열었다. 이들을 위해 연 1회인 전문의 자격시험도 추가로 시행할 예정이다. 묵묵히 의료 현장을 지킨 전공의, 중간에 환자 곁으로 돌아온 전공의와 형평성 논란은 불가피해졌다.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조 장관은 의료 공백 해소를 바라는 수련병원과 환자들의 요청 등을 행정처분 전면 철회의 이유로 들었다. 조 장관은 "복귀나 사직을 결정한 전공의가 많지 않은데 지속되고 있는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서는 전공의 복귀가 필요하다"며 "전공의들은 그간 주 80시간을 근무하며 많은 고생을 했고 앞으로 필수의료를 책임질 젊은 의사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수련병원에서 이탈한 모든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철회한 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병동 복도에 전공의 관련 게시물이 붙어 있다. 뉴스1


이번 결정은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의 중국 신조어) 중인 대다수 전공의를 하반기에는 수련병원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고육지책이다. 병원별로 전공의를 추가 모집해 9월부터 수련 일정을 진행하려면 기존 인원이 복귀든 사직이든 결단을 내려 줘야 한다. 전공의 이탈 이후 환자들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고 진료 건수가 급감한 수련병원들은 경영난에 빠진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국립대병원협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5월 국립대병원 10곳의 수익은 1조2,6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의 중심병원 구상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는 것도 정부가 전공의 앞에서 재차 물러선 이유로 풀이된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이번 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전문의 중심병원의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수년에 걸친 장기적인 대책이다. 그때까지 의료체계를 유지하려면 전공의가 필요하고, 또한 전공의가 수련을 받아야 전문의도 배출될 수 있다. 조 장관은 "형평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비판을 각오하고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825 SK하이닉스 “美 매그니피센트7서 ‘커스텀 HBM’ 요청… 기회 잘 살리겠다” 랭크뉴스 2024.08.19
40824 한동훈-이재명 '민생회담' 입 모았지만…특검·금투세 등 샅바싸움(종합) 랭크뉴스 2024.08.19
40823 루이비통도 반한 김예지…화보 모델 된다 랭크뉴스 2024.08.19
40822 전기차 화재의 진짜 공포 ‘흄’…“지하 충전 심각하게 고민해야” 랭크뉴스 2024.08.19
40821 [단독] ‘36주 낙태’ 태아… 영상게재 16일 지나서 화장됐다 랭크뉴스 2024.08.19
40820 폭염에 스러진 아들…“1시간 방치, 사진 찍을 시간에 119 신고했다면” 랭크뉴스 2024.08.19
40819 인생샷 찍으려던 ‘틱톡커’, 열차에 매달렸다가 기둥에 ‘쾅’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8.19
40818 [M피소드]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 규명돼야 할 쟁점 3가지 랭크뉴스 2024.08.19
40817 악재 위에 악재, 또 악재… 벼랑끝에 선 ‘나홀로사장님’ 랭크뉴스 2024.08.19
40816 회삿돈 9억 빼돌려 BJ에 별풍선 쏜 30男 징역 4년 선고 랭크뉴스 2024.08.19
40815 상반기만 직원 1인당 1억3000만원 챙겼다…4대 은행도 제친 '이 기업' 랭크뉴스 2024.08.19
40814 “이 컨테이너가 ‘기숙사’라고 살랍니다”…네팔 근로자의 눈물 랭크뉴스 2024.08.19
40813 [단독] 아찔한 질주… 경찰차 교통사고 매해 100건 이상 랭크뉴스 2024.08.19
40812 권익위원장 “‘국장 사망’ 외압 없어…자체조사도 시급하지 않아” 랭크뉴스 2024.08.19
40811 "한국인 또 강도 피습 당했다"…한국인 대상 범죄 특히 많은 '이 도시' 어디? 랭크뉴스 2024.08.19
40810 불난 한반도에 부채질…태풍 ‘종다리’ 내일 서귀포 280㎞ 부근 상륙 랭크뉴스 2024.08.19
40809 장신영, 불륜 의혹 강경준 용서…"가장 힘든 시간 보낸건 아이들" 랭크뉴스 2024.08.19
40808 ‘중일마’ 비판에 용산 “야당, 단어 하나로 친일 프레임 정쟁화 유감” 랭크뉴스 2024.08.19
40807 尹 "8·15 통일 독트린, 군사침략 방식 절대 아냐" 랭크뉴스 2024.08.19
40806 일본에 울려퍼진 ‘동해’ 한국어 교가…한국계 교토국제고 고시엔 4강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