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국면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5건의 전문이 언론에 공개됐다.

김건희 여사(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 사진 연합뉴스, 중앙포토
8일 TV조선이 확보한 문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7ㆍ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게 지난 1월 15~25일 5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냈다.

첫 메시지는 1월 15일 전송됐다.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지 열흘 째 되는 날이었다. 김 여사는 “대통령과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대신 사과드린다.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분이 언짢으셔서 그런 것이니 너그럽게 이해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김건희 특검법 관련 갈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김 여사는 이어 “다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라 그런 것이니 한번만 양해해달라”며 “큰일 하는데 조금이라도 불편할 만한 사안으로 이어질까 너무 조바심이 난다. 제가 백배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백배 사과드린다. 한번만 브이(윤 대통령)와 통화하거나 만나는건 어떠실지요”라고 호소했다.

김 여사는 같은 날 또 다른 문자에서 “모든 게 제 탓이다. 이런 자리에 어울리지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라 이런 사달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 문자에서 두 차례에 걸쳐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한 후보가 나흘 뒤인 18일 김 여사의 명품백 의혹에 대해 “국민들께서 걱정할 부분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내자, 김 여사는 더 몸을 낮췄다. 비대위원이던 김경율 회계사가 1월 17일 김 여사를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직후였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 여사는 19일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 만번 사과를 하고 싶다”면서도 “단 그 뒤를 이어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결정 내려주시면 그 뜻에 따르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다만 “대선 정국에서 허위기재 논란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했을 때 오히려 지지율이 10프로 빠졌다”며 “사과가 반드시 사과로 이어질 수 없는 것들이 정치권에 있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이틀 뒤 한 후보가 대통령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으며 ‘윤·한 갈등’이 폭발하던 날, 김 여사는 430자 분량의 장문의 문자를 다시 보냈다. 김 여사는 “김 회계사의 극단적인 워딩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지만 (한동훈) 위원장의 다양한 의견이라는 말씀에 이해하기로 했다”며 “제가 너무도 잘못한 사건이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는 한 후보를 “함께 지금껏 생사를 가르는 여정을 겪어온 동지”라고 지칭하며 “위원장님이 ‘사과’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가 단호히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윤·한 갈등은 이후 1월 23일 충남 서천화재 현장에서 만나면서 봉합의 단초를 마련했다. 김 여사는 이틀 뒤인 1월 25일 문자에서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내서 마음이 상했을거라 생각한다”며 “큰 마음 먹고 비대위까지 맡아줬는데 서운한 말을 들으니 얼마나 화가 났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 제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면서 오해를 풀었으면 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나흘 뒤 대통령실에서 2시간 37분간 오찬을 함께하면서 1차 윤·한 갈등을 수습했다.

이날 공개된 메시지 원문에 여권은 크게 술렁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단 공개된 문자 내용으로 볼 때 김 여사가 진정성 있는 사과 의향을 밝힌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문자도 있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단정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613 ‘36주 임신중지 브이로그’가 남긴 질문…정부는 ‘처벌 촉구’ 말고 뭘 했나 랭크뉴스 2024.08.13
42612 美, 핵잠수함 경로 이례적 공개…폭스뉴스 "이란. 24시간 내 보복 공격" 랭크뉴스 2024.08.13
42611 러, 본토 전투속 대규모 무기전시회…북한 대표단도 참석(종합) 랭크뉴스 2024.08.13
42610 목욕가운만 입고 지하주차장 '어슬렁'…수상한 10대들의 정체 알고보니 랭크뉴스 2024.08.13
42609 후진하다가 10m 아래로 '쿵'…70대 몰던 차, 난간 뚫고 추락 랭크뉴스 2024.08.13
42608 “코로나 재유행에 진단키트 품귀”… 연달아 급등한 코로나 관련株 랭크뉴스 2024.08.13
42607 50만원? 100만원?…파리올림픽 금메달 한 개 얼마? 랭크뉴스 2024.08.13
42606 “파리지앵도 직관 어려운 올림픽 푯값…친환경도 균형 필요해” 랭크뉴스 2024.08.13
42605 "요즘 누가 '호캉스' 가고 '오마카세' 먹나요"…지갑 닫고 '요노'된 MZ들 랭크뉴스 2024.08.13
42604 '채 상병 수사' 공수처, 尹대통령 개인 휴대폰 통신내역 확보 랭크뉴스 2024.08.13
42603 서울 부동산 위법 거래, 1년간 1017건 ‘들통’ 랭크뉴스 2024.08.13
42602 생후 2개월 딸 버렸다 14년 만에 붙잡힌 엄마 "외도로 낳은 아이" 랭크뉴스 2024.08.13
42601 이주호 “의대생, 지금이라도 복귀를” 랭크뉴스 2024.08.13
42600 '가장 잘생긴' 소림사 스님…21세 나이로 돌연 사망,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8.13
42599 또 '우울증 갤러리'…10대 여학생 "오피스텔서 성폭행 당했다" 랭크뉴스 2024.08.13
42598 정부 ‘친일’ 행태에 야권 ‘보이콧’…두 쪽 난 광복절 랭크뉴스 2024.08.13
42597 윤-MB, 한남동 관저서 만찬…원전 수출 덕담·당정 관계 논의 랭크뉴스 2024.08.13
42596 [사설] ‘전기차 포비아’ 잠재우기 위한 종합 대책 마련해 즉각 실천해야 랭크뉴스 2024.08.13
42595 "코스트코 카드 빌려줘" 안 통한다…무임승차 단속 어떻게 하길래 랭크뉴스 2024.08.13
42594 “이재명팔이 세력 당내서 뿌리뽑겠다” 랭크뉴스 2024.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