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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특파원이 간다! 도쿄 특파원 현영준입니다.

저는 지금 일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하는 사도광산에 나와 있습니다.

일본이 주장하는 사도광산의 역사적 가치가 진실인지, 또 우리 조선인이 끌려와 강제노동에 시달린 곳은 어디인지 직접 들어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리포트 ▶

갱도 안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17세기 에도시대의 헐벗은 광부들이 관광객을 맞습니다.

재현 인형들인데, 비좁고 위험한 갱도에서 인형들이 내뱉는 말소리나 노랫가락은 마치 공포체험관 같은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17세기 이후 일본에선 '사도금산, 이 세상의 지옥'이란 속담이 생겼습니다.

아무도 사도광산에서 일하려 하지 않자, 에도 막부는 전국의 노숙자를 마구잡이로 잡아 사도광산에 가둬놓고 죽을 때까지 부렸습니다.

기록이 남아있는 인원만 1,874명.

당시 문서엔 '광부 중에 마흔을 넘긴 자가 없고 길면 5년 안에 살이 빠지고 뼈가 마르며, 그을음을 토하고 죽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아라이 마리/사도시의회 의원]
"2년이나 3년이면 여기서 죽기 때문에, 여기는 한반도 사람들도 그렇고 노숙인으로 끌려온 사람들도 그렇고, 모두 인권 침해를 받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에도탄광에서 캐낸 광물을 제련하던 키타자와 지구.

탄광에서 불과 2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1939년 이후 약 2천 명의 조선인이 이곳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자체를 부정하지만, 사도광산 운영사, 미쓰비시가 조선인들에게 담배를 제공한 문서가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고스기 구니오/조선인강제동원자료수집위원회]
"한국에 가서 마을마다 할당을 해서 데려왔다고 합니다. 다짜고짜 데려왔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강제연행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는 일본에게 '모든 기간의 전체 역사를 현장에서 철저히 알리라'고 권고했습니다.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를 반드시 설명하라는 주문입니다.

그러자 일본은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키타자와 지구만 등재 목록에서 쏙 빼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키타자와지구를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에도시대 사도광산을 보러온 관광객들이 대부분 이곳도 함께 관람하고 있어 제외효과는 사실 크지 않습니다.

수백 년 끔찍한 노동착취 현장을 인류 공동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겠다는 일본 정부도 문제지만 우리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도 논란입니다.

이달 말, 인도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회의에서 일본은 최종 등재를 목표로 유치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섬에서 MBC뉴스 현영준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도쿄) /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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