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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사퇴 요구 배경엔 ‘尹 격노’ 내용도
여권 관계자 “영부인 문자, 여과 없이 공개는 문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이 상세히 공개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메시지 안의 ‘댓글팀’ ‘대통령 격노’와 같이 논란이 될 수 있는 표현까지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향후 예기치 않은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7일 채널A가 공개한 김 여사의 메시지를 보면 김 여사는 지난 1월 23일 한 후보에게 “제가 댓글팀 활용해서 주변 비방하는 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라며 “사실 아니고 앞으로 그럴 일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보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8일 MBC라디오에서 “댓글팀이란 용어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텍스트만 놓고 봤을 때는 한 후보가 김 여사 측에서 댓글팀을 이용해서 자기를 공격한다고 오해하는 것에 대해 ‘그거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면 ‘한 후보는 왜 김 여사가 댓글팀을 사용한다고 오인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댓글팀이 뭐냐’는 진행자 질문에 “제가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면책특권이 있을 때 얘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가 대통령 선거 때부터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려온 만큼 그런 것에 대해 수행팀이나 팬카페 등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온라인 대응을 하는 인력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부인의 메시지에서 오해를 살 수 있는 문구까지 여과 없이 공개된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당권 주자들 간의 거친 난투극으로 자칫 ‘김 여사 리스크’가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개된 김 여사의 메시지 중에는 ‘1차 윤·한 충돌’로 불렸던 지난 1월 21일 이관섭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한 후보에 대한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 때문이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김 여사는 1월 25일 한 후보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한 후보가) 큰마음 먹고 비대위 맡아줬다”면서 “제 잘못에 기인해서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대통령(이) 격노하고 큰소리로 역정 내서 그런 것”이라며 “위원장님(한 후보) 상황 공감된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1월 23일 충남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조우했고, 함께 KTX를 타고 상경하면서 갈등설을 일단 잠재웠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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