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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이 14년 만에 보수당을 물리치며 새 정부를 구성한 날, 재무부 고위 관리인 리엄 번은 노동당 출신 후임자에게 손으로 쓴 메모를 남겼다. 해당 메모에는 “돈이 없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최근 프랑스 총선에서 새롭게 제 1당으로 떠오른 좌파연합(NFP) 역시 비슷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비록 이들은 정권 교체는 실현했지만, 차기 지도자가 재정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다. 전임 정부가 남긴 부채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유럽의 새로운 지도자들을 기다리는 건 엄청난 부채”라며 “영국과 프랑스의 선거 승자들은 급증하는 부채, 적자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새 정부는 ‘독이 든 잔’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와 부인 빅토리아가 5일(현지 시각)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도착해 영국 정부 수반으로서 첫 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UPI 연합뉴스

영국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2019년에 86%, 2007년 43%에서 올해 GDP의 104%로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프랑스의 국가부채는 2019년 97%, 2007년 65%에서 GDP의 112%로 늘었다. 영국과 프랑스 모두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지출과 재정 적자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한다. 시장조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에서 공공 재정 적자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3%포인트(P) 높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의 경제 성장은 여전히 침체해 있고, 차입 비용은 급증했으며, 국방비부터 노령 연금까지 공공 지출에 대한 요구는 증가 중이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지출 감소, 세금 인상과 같은 재정 억제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새롭게 제1당으로 등장한 영국 노동당, 프랑스 좌파 연합은 오히려 새로운 지출 계획을 공약한 상태다. 프랑스 총선 2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은 세수입을 포기하면서 더 높은 보조금,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공약했다. 여기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정당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프랑스 의회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가 부채를 줄이려는 모든 노력조차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올해 GDP의 약 5%에 달하는 공공 적자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 프랑스 정당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프랑스 정부 채권 수익률은 최근 몇 주 동안 급등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프랑스 정부가 더 많이 차입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S&P는 지난 5월, 프랑스 국가 부채에 대한 등급을 AA-로 낮추기도 했다.

영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노동당은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포함한 공공서비스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신임 총리는 지난 2년 동안 영국을 돌아다니며 유권자들에게 경제를 활성화하고, 노후화된 국가 인프라를 보강하고, 수백만 명의 의사 대기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영 의료 서비스를 고칠 것이라고 공약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빠른 경제 성장, 새로운 지출 계획 없이 노동당이 공약을 이행하기 힘들 것이라 입을 모은다. 정치 위험 컨설팅 회사 유라시아 그룹의 유럽 책임자인 무즈타바 라흐만은 스타머가 “전후 영국 역사상 가장 부패한 경제적 유산을 물려받았다”며 “스타머가 다루기 꽤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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