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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영양에 비수도권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
폭좁은 비구름대·하층제트, '1시간 50㎜' 야행성 폭우 만들어


어두컴컴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8일 새벽 경북 안동시 옥동과 영양군 영양읍 일대 읍면동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는 처음이다.

기상청은 더 많은 비가 더 짧은 시간에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갈수록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이면 기상청이 직접 발송한다.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일 때도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될 수 있는데, 1시간에 50㎜가 훨씬 넘는 비가 쏟아졌는데도 3시간 강수량이 90㎜에 못 미친다고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으면 '폭우 후 대피와 대응 시간 확보'라는 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1시간에 72㎜ 비가 내리면 3시간 강수량이 81㎜ 이상일 가능성이 95%를 웃돈다.

안동시 옥동은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오전 3시 30분께 기준으로 1시간 강수량이 52.5㎜, 3시간 강수량이 103.0㎜에 달했다. 영양군 영양읍은 재난문자가 발송된 오전 3시 53분께 1시간 강수량이 52.0㎜, 3시간 강수량이 108.5㎜였다.

집중호우를 부르는 '남북으로 폭은 좁고 동서로 긴' 비구름대가 자리한 가운데, 대기 하층에서 수증기를 많이 머금은 빠른 남서풍이 불어 들어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될 정도로 호우가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 하층의 빠른 바람인 하층제트는 이번처럼 '야행성 폭우'를 부른다.

낮에는 지상의 공기가 데워지면서 상승해 하층제트 앞길을 방해하지만, 밤엔 지상의 공기가 식어 가라앉으면서 하층제트에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갑자기 굵어진 장맛비에…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재작년 8월 중부지방 집중호우와 이에 따른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침수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해 올해 정식 운영됐고, 전남과 경북에서도 시범운영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호우특보가 앞으로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차원이라면,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많은 비가 쏟아졌으니 신속히 대피하거나 대응하라'라는 취지다.

이에 호우 긴급재난문자에는 비구름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실시간 레이더영상과 행동요령을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 주소(cbs2.kma.go.kr)가 담긴다.

기상청이 2013∼2022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년간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될 수준의 호우는 776회(152일) 있었다. 이런 비 83%는 장마와 태풍의 기간인 7∼9월에 몰려있었다.

지역별 긴급재난문자 발송 수준 호우 발생일은 광주·전남이 연평균 4.1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도권(3.9일), 부산·울산·경남과 제주(3.2일), 강원(3.1일), 대전·세종·충남(2.8일), 전북(2.1일), 대구·경북(1.4일), 충북(1.1일) 순이었다.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야 할 정도의 집중호우는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3∼2022년 10년에는 연평균 8.5%씩 늘어났다.

기후변화 시나리오(SSP)에 따르면 2041∼2060년 우리나라 연강수량은 현재보다 6~7% 늘지만, 비가 내리는 날은 8∼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많은 비가 더 짧은 시간에 쏟아진다는 것으로, 기상청은 평균 강수 강도가 지금보다 16∼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애초 기상청은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될 정도의 호우를 '극한호우'로 지칭했었다.

하지만 '많은 비'를 부르는 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가, 극한호우에 해당하지 않는 비는 위험하지 않다고 오해할 여지가 있어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 대신 '호우 긴급재난문자'로 표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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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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