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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법, 의회 소관이라 정권 교체 돼도 폐지 가능성 낮아
관세 확대·감세 연장 인플레이션 촉발할까
지난 28일 첫 TV 토론에 나선 미국 대선 후보자들./연합뉴스

1. 모든 국가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관세 10%를 부과한다.
2. 중국에는 관세 60%를 부과한다.
3. 감세안을 연장하고 소득세는 내리거나 폐지한다.
4.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이민자 추방을 단행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건 주요 대선 공약이다(소득세 폐지는 구상안). 관세는 올리고 세금은 줄이고 이민자는 추방한다는 게 골자다. 미국 우선주의를 위한 보호무역은 당연히 강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IRA는 철회를 고려하고 있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다른 문제다.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가 IRA를 바로 철회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넉넉한 차이로 다수당이 돼야만 IRA를 폐지할 텐데 만약 상하원 중 하나라도 의석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어려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IRA법에 대한 시행령이 바뀔 가능성은 있다. 국 교수는 “전기차 보조금은 공화당 측 반발이 큰 만큼 불확실성이 있다”며 “또한 모든 국가에 대한 10% 일괄 관세가 한국 기업들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박홍민 교수 역시 “법안의 통과는 의회 소관이기 때문에 IRA법 관련 내용이 정권교체로 바뀔 수 있는지는 예측하기 힘들다”며 “무역, 통상 관련 구체적인 정책 역시 8월말 정도가 돼야 본격적으로 발표될 것이라,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관세 확대·감세 연장 → 인플레이션 가능성 커져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가 집권하면 관세 확대, 감세 연장으로 재정적자가 커지고 이민 억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고금리가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28일 처음 치러진 대선후보들의 TV토론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출렁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에 채권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월가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하고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관세 인상 정책으로 수입품 가격이 뛰고, 이민 억제 정책으로 노동력 공급이 줄어 인건비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플레이션’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은 미국 가계마다 연간 1700달러 상당의 비용을 추가하는 등 인플레이션 세금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관세가 표면적으로는 수출국이 미국에 지불하는 비용처럼 보이지만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유권자가 가장 심각한 사안이라고 평가하는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바이든, 트럼프 관세 정책에 더 보탰다
이번 TV토론에서도 두 후보는 ‘관세’로 맞붙었다. 하지만 이 싸움은 바이든에게 불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후보로 나왔을 때 당선 후 트럼프가 부과한 관세를 철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는 그대로 유지됐고 여기에 더해 전기차·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 등의 분야에서 이른바 전략 관세, 폭탄 관세가 추가로 부과됐다.

바이든 정부는 해양·조선·물류업을 대상으로 301조 조사에 착수하면서 중국 선박에 대한 항만세까지 검토하고 있다. 관세가 반도체, 배터리 생산공장을 미국 내로 유치하는 IRA, 칩스법 등 산업 정책과 함께 확대된 것이다.

서로를 강하게 비방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에 있어서는 한목소리를 내는 셈이다. 중국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트럼프의 전략은 먹혀들기도 했다.

트럼프가 무역 전쟁을 시작했을 때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으로 보는 적자는 3500억 달러 이상이었지만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에서의 수입이 전년 대비 1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관세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미국 내에서는 우세하다. 실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관세는 트럼프 정부보다 바이든 정부 때 더 많이 걷혔다. 조세재단에 따르면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선포한 이후 2024년 3월까지 2330억 달러 이상의 무역전쟁 관세가 징수됐다. 총액의 60% 이상인 약 1440억 달러는 바이든 행정부 동안 징수됐고 나머지 약 40%는 트럼프가 집권했을 때 징수됐다.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은 수위가 더 세다. 트럼프는 10% 관세 외에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60%로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이민을 방치하는 국가에도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들(불법 이민국)이 불법 이민자를 스스로 막지 않는다면 해당 국가의 모든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 확대와 함께 ‘이민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대유행 때 막혔던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새로운 노동력이 공급되고 경제가 활성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트럼프가 이민을 제한하면 노동 공급이 줄어 인건비가 상승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늘렸으니 소득세는 폐지한다?
감세도 핵심 공약이다. 트럼프는 감세가 기업 투자, 가계 소비 여력을 늘려 경제성장과 세수 증대로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정부 세수가 줄어들면서 이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의회 예산국은 트럼프의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재정에 5조 달러의 추가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정을 확대해 돈을 풀면 물가는 오른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16명의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미국의 세계적 경제적 지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인플레이션 재가열 등 경제에 불안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연방정부 지출을 줄여 재정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연방정부 부채는 8조4000억 달러 늘었다.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더 잘했다는 평가가 따르는 항목도 있다. 미국인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다. 트럼프 정권 당시 평균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1.9%에 그쳤고, 바이든 정권에서는 코로나 엔데믹의 영향으로 5.7%를 기록했다.

국 교수는 “트럼프 1기 때 시행했던 고소득층·기업 세금 감면 정책을 트럼프가 연장하게 된다면 시장에 풀리게 되는 돈이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재정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시장이 보고 있다”며 “하지만 대선 토론 이후 바이든의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진 만큼 향후 여론조사 결과가 바이든의 대선 완주와 미국 대선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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