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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여야 맞대결, 야당 패배
‘현직 무패’ 벽 넘지 못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의 선거 운동 모습. 고이케 지사 SNS 갈무리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문 송부를 7년 연속 거부한 극우 성향의 고이케 유리코(71) 도쿄도지사의 3선이 확실시 된다.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문제로 야당에 유리한 정치적 국면이 열렸지만, ‘현직 무패’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도쿄도지사 선거 종료 직후인 7일 저녁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고이케 현 지사의 예상 득표율이 40%를 넘어 3번째 당선이 확실해졌다”며 “이시마루 신지 전 히로시마현 아키타카타시 시장에 이어 렌호 전 참의원이 각각 20%대 초반으로 뒤를 따랐다”고 발표했다.

임기 4년의 도쿄도지사를 놓고 렌호 전 참의원 등 56명이 도전장을 냈으나 고이케 지사의 무난한 승리로 끝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거물급 여성 정치인의 경쟁이면서 사실상 여야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두 후보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공명당 여당의 지지를 받았고, 렌호 전 참의원은 야당인 입헌민주당·공산당·사민당이 지원했다. 고이케 지사는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기자들을 만나 “도민의 강력한 지지로 3번째 도정을 맡게 됐다. 앞으로 도민을 위한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의원 보궐선거(4월),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5월)에서 잇따라 패배한 자민당이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연패를 면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선거에서 졌다면 9월말 자민당 총재 임기가 종료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재선은 사실상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선 8년의 ‘고이케 도정’이 쟁점이 됐다. 렌호 전 참의원이 집요하게 ‘고이케 도정’에 대해 비판을 가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선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타격이 크지 않았다. 자민당의 비자금 문제도 고이케 지사에겐 큰 걸림돌이 아니였다. 고이케 지사는 2016년 자민당을 탈당한 뒤, 선거 상황에 따라 자민당과 경쟁 또는 협력을 하는 등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도쿄도지사 선거의 ‘현직 무패’ 역사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도쿄도지사 선거는 1947년부터 2020년까지 21번이 있었고, 이 가운데 현직이 12번 출마해 모두 당선됐다. 3선 이상을 한 도쿄도지사는 고이케 지사까지 포함해 4명이다.

고이케 지사는 일본 민영방송 앵커 출신으로 1992년 호소카와 모리히로를 중심으로 창당한 일본신당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16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첫 여성 지사로 당선된 데 이어, 2020년에 재선되면서 첫 여성 총리 후보로도 거론됐다. 극우 성향의 고이케 지사는 이전 지사들과 달리 첫 당선 이듬해인 2017년부터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문 송부를 거부해 매년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인 학살 추도문은 극우로 꼽혔던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도 보냈는데, 고이케 지사는 추도문 송부를 거부하고 있다. 환경상을 맡았던 2005년엔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를 하기도 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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