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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조 바이든 대통령 유세장 부근에서 그의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매디슨/AFP 연합뉴스

대선 후보 사퇴 요구에 시달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능하신 주님”만이 자신을 그만두게 만들 수 있다며 갈수록 더 완주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와 여론의 퇴진 목소리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저녁(현지시각) 방영된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텔레비전 토론 이후 제기된 후보 사퇴 여론에 대해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인터뷰 진행자의 압박성 질문에 이런 태도를 고수하면서 “나보다 더 대통령 자격이 있거나 이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가톨릭 신자인 그는 “전능하신 주님이 강림하셔서 ‘조, 선거를 그만두라’고 말씀하신다면 그만두겠다”며, 자신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까지 했다. 민주당원들이 혐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긴다면 어떤 느낌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난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완주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자신이 만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모두 선거 승리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수행 지지도가 36%인 대통령이 재선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진행자의 지적에도 “그게 내 (진짜) 지지도라고 보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토론 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지치고 감기에 걸려 “나쁜 밤”이 된 것뿐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편집되지 않은 22분짜리 인터뷰 영상에서 지난달 27일 텔레비전 토론에 견줄 때 말을 더듬거나 문장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쇠약한 모습에 쉰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다수 미국 언론들은 1차 텔레비전 토론보다는 나았지만 실점을 벌충할 수준은 못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경합주 위스콘신에서 한 유세에서도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유세 뒤 사퇴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그것은 완전히 배제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는 이어지고 있다. 6일에는 앤지 크레이그 민주당 하원의원이 성명을 내어 “난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으리라고 보지 않는다”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하원의으로는 다섯 번째 공개적 사퇴 요구다. 7일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등을 두고 하원 중진 의원들과 할 화상 회의 내용도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까지 후보직 사퇴 요구를 무마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토론 뒤 여러 차례 확인된 바이든 대통령의 하락세와는 달리 경합주들에서 격차가 좁혀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모닝컨설트와 함께 1~5일 7개 경합주(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에서 유권자 49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 바이든 대통령은 45%의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0월 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격차가 가장 적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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