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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한경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과학전공 교수

최한경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과학전공 교수


사람들은 대개 각자 생활 패턴에 따라 아침이나 점심, 저녁 시간을 선택해 운동을 한다. 정기적인 운동은 습관이기 때문에 운동하는 시간도 크게 변하지 않는 일이 많다.

하지만 운동을 늘 하던 시간에 계속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있을까. 최근 연구들은 운동이 건강을 증진시키는 원리를 밝혀내고 있지만, 아직도 과학적으로 언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지는 명확하지 않다.

릴리 첸 중국 화중과기대 교수팀은 운동이 세포의 대사활동을 어떻게 바꿔 건강을 증진하는지를 연구해 왔다. 연구진은 이런 전문성을 활용해 최근 논문에서 언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지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특히 운동이 키를 크게 하는 효과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한창 자랄 무렵인 사춘기 직전의 생쥐들을 데려다가 하루 중 다른 시간에 일정하게 러닝머신(트레드밀) 위를 달리게 했다. 실험은 5주간 실행됐다.

러닝머신의 속도나 작동 시간을 일정하게 통제해서 생쥐들 간 운동량 차이가 생기지 않게 했다. 5주간의 운동이 끝난 후 연구진은 생쥐의 뼈 길이와 크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잠에서 깨어난 직후, 즉 아침 무렵에 운동한 생쥐들의 대퇴골 길이가 다른 때 운동한 생쥐들보다 5% 정도나 더 길었다. 깨어난 직후 운동한 생쥐들은 뼈 굵기나 부피 측면에서도 성장이 더 빨랐다.

성장기 뼈 성장은 성장판에 존재하는 여러 세포들이 작동한 결과다. 그중에서도 성장판의 연골세포가 활발하게 분열하는 것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이 아침이 아닌 다른 시간대에 운동한 생쥐들의 연골세포를 분석해 봤더니, 깨어난 직후 운동한 생쥐들에게서 더 활발한 세포분열을 통해 많은 수의 연골세포가 형성된 점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을 했다. 다른 시간대에 운동한 쥐의 뼈 조직을 각각 모아서 전체 유전자의 발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깨어난 직후 운동한 생쥐에게서는 많은 유전자들의 발현 정도가 변했다. 발현이 변화한 유전자들은 주로 뼈 성장, 그리고 에너지 대사에 관한 것이었다.

세포가 에너지를 만들 때 필요한 과정은 크게 세포질과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산화적 인산화라는 과정이다. 연구진 분석 결과, 생쥐가 잠에서 깨어난 직후 운동한 경우에 산화적 인산화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아직은 사람에게는 쓸 수 없지만 동물실험에서 원리를 연구 중인 ‘아이카’라는 약물은 산화적 인산화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첸 교수팀은 운동을 시키지 않은 생쥐들을 대상으로 여러 시간대에 아이카를 투여해 보았다. 그러자 운동에 의한 효과와 마찬가지로 잠에서 깨어난 직후에 아이카를 투여받은 생쥐들의 키가 더 커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즉, 시간에 따른 운동 효과는 시간에 따른 산화적 인산화 강화 효과에 의해 매개되는 것이었다.

사람과 생쥐는 생활 패턴이 주행성과 야행성으로 각각 다르기 때문에 사람도 아침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운동으로 인한 몸속 변화는 사람과 생쥐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생체시계 유전자에 의해 매개되기에,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효과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간편한 대사 분석이 가능해진다면 최적의 운동 효과를 위한 시간표를 짜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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