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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 마 압수수색’(15)]

압수수색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근거하여 진행된다. 수사기관은 은밀하고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집행한다. 당사자는 기습적인 압수수색으로 당황하고 위축된다. 형사소송법은 당사자가 영장을 제시받는 단계부터 압수물을 돌려받는 단계까지 당사자의 권리를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자신의 권리를 잘 알지 못한다. 이 글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압수수색을 피하는 방법에 관한 글이 아니다. 법에 규정된 당사자의 권리를 알려줘 수사기관과 당사자가 동등한 입장에서 제대로 된 수사와 방어를 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휴대전화 안에 있는 데이터, 특히 삭제된 데이터를 원 상태로 복원하여 분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는 좁은 의미에서의 포렌식이며, 좀 더 넓은 의미의 포렌식은 삭제된 파일을 복원하고, 데이터를 기준에 따라 분석하며, 네트워크 트래픽을 대조해보는 모든 작업을 의미합니다. 또한 휴대전화에 걸려 있는 암호를 해제하는 행위도 포렌식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면 삭제된 정보가 복원되는데, 수사기관은 삭제 정보가 범죄와 연관되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또한 삭제된 정보를 분석하면 사용자가 어느 시점에서 어떠한 패턴으로 디지털 정보를 삭제하였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휴대전화 소유자 또는 사용자가 범죄와 연루되어 있는 경우, 삭제 관련 정보는 범죄 시점, 다른 공범들과의 통화, 연락, 행동 패턴 등과 종합적으로 연계되어 특정한 범죄 혐의를 구체화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포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유자가 당초 저장된 데이터와 압수 후 포렌식의 결과물이 동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포렌식을 하면 삭제된 정보가 모두 복구되나?
포렌식은 휴대전화 외에도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저장장치, USB 등에 대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포렌식을 한다고 하여 삭제된 모든 정보가 100% 복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거나 메시지 등을 받게 될 때, 이 파일은 1개의 파일로 저장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표면상 1개의 파일로 보여도 사실은 A와 B, C가 결합된 파일인 것이지요. 즉 1개의 파일은 A, B, C 등 조각으로 나뉘어 휴대전화 여러 곳에 분산되어 저장됩니다.

포렌식을 통해 삭제된 파일을 복원한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① 휴대전화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조각난 파일들을 ② 현재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정보를 참조하거나 조합하여 ③ 1개의 파일로 재구성한 후 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포렌식은 복구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삭제된 파일이 있는 영역에 접근한 후 먼저 그 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메타데이터 또는 스왑파일 등에서 삭제 로그를 되살리면서 시작됩니다.

스왑 파일은 일종의 임시파일인데, 전원이 꺼져도 보존된다는 특징이 있어 포렌식을 할 때 일종의 길잡이처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스왑 파일을 통해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하게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포렌식 된 파일은 원래의 원본 파일은 아니다
포렌식을 통해 복원된 파일은 원래의 파일은 아닙니다. 조각조각 난 파일을 원본파일처럼 재구성한 것이지요(내용과 모양이 동일해도 원본 파일이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포렌식 된 파일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조각조각난 데이터가 저장된 영역들을 개별적으로 확인하여, 그 영역에서 특정한 데이터가 복원되었고, 이 데이터가 재조합되어 1개의 파일로 재구성되었으며, 그 과정에 결함이 없고 데이터 또한 동일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복잡하지요.

휴대전화 저장장치의 크기가 클수록 디지털 포렌식에 걸리는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포렌식은 1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첫번 째 나오지 않던 데이터가 두번 째 포렌식 과정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포렌식은 한 번에 끝나기 보다는 여러 번 포렌식을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것이지요.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LKB & Patners 형사대응팀, 압수수색대응팀. 국회, 검찰청, 선거관리위원회, 정부 부처, 교육청, 기업 본사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연계 조기조정위원, 대법원 국선변호인 등으로 활동. “쫄지 마, 압수수색(2024. 6. 좋은땅 출판사) 발간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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