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형마트 점유율 1위 ‘울월스’에서 신라면·꼬북칩 열풍 지속
3분 안에 조리 가능한 라면·즉석밥 인기
“이민자 多국가답게 매운맛에도 거부감 없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꼽히는 호주는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미식의 나라다. 중국, 일본, 동남아 음식을 파는 식당을 주거지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대형마트에서도 세계 각국의 소스와 과자, 양념 소스, 향신료를 살 수 있다.
2022년 호주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호주 인구의 29% 이상이 해외에서 태어났다. 호주인의 절반 가까이(48%)는 해외 출생 부모를 두고 있다. 또한, 호주인 5명 중 1명 이상이 가정에서 영어 외의 언어를 사용한다. 인구 구성 자체에서 다문화성이 드러난다. 그래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적어 K-푸드의 유망 수출 지역으로 꼽힌다.
‘빨리빨리’ 문화 알맞은 즉석밥도 인기…신라면·불닭볶음면 전통의 강호
호주인은 다른 나라보다 일상을 빨리 시작한다. 오전 6시면 대부분 카페가 문을 연다. 아침을 빨리 시작하고, 이른 오후 일과를 마무리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게 평범한 일상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출근 전 식사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의 수요가 많다. 지난달 23일 시드니에서 열린 ‘푸드앤와인쇼’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난 멜버른 지역 주요 유통업체인 ‘치퍼바이마일스(Cheaper Buy Miles)’의 그랜츠 마일스(Grants Miles) 대표는 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한국 식품으로 ‘즉석밥’을 꼽았다. 마일스 대표는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2분이면 밥을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며 “일이나 공부하러 나가야 하는 사람들의 식사를 빠르게 해결하는 호주의 ‘빨리빨리’ 문화에 굉장히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K-라면도 이러한 호주인의 식문화와 적합한 상품으로 거론된다. 호주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울월스(Woolworths)’의 제품 공급 담당 임원인 세레나 안손 코프(Serena Anson-Cope)는 “농심 신라면과 종가 김치는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하는 젊은 고객들이 온라인몰을 통해 주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울월스에 따르면 현지 매장에선 신라면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오뚜기 진라면이 한국라면 베스트 3위 안에 든 판매 상품이다. 세레나 임원은 “퓨전음식보다 한국 음식을 그대로 살린 정통 맛이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했다.
K-스낵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호주에서는 큰 사이즈 감자 칩 하나가 소고기 등심(600g)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감자 칩에 들어 있는 감자 식감도 딱딱하고 크기도 일정하지 않은 편이다. 이런 과자 시장을 한국 과자가 공략하고 있다.
호주에서 한국 식품을 가장 많이 납품하는 업체인 ‘바이아시아푸드(ByAsia food)’의 알칸 알툰(Erkan Altun) 부사장은 “과자가 접근성이 쉬워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성공한 한국 과자로 ‘꼬북칩’을 꼽았다. 알툰 부사장은 “한국 사람들도 많이 찾지만, 호주 메인스트림(주요) 대형마트에서 5년 전쯤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초코츄러스’ 맛이 대박이 났다”며 “호주에서는 과자 가격이 매우 비싼데, 합리적인 가격과 부드러운 식감, 달콤한 맛이 인기를 얻으면서 정말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호주 현지에 공략할 만한 韓 음식 제품군은? 고추장!
호주인들은 매운맛 음식을 잘 먹는 편이다. 태국,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먹으며 매운맛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특히 육류를 먹을 때, 칠리소스와 같은 매운맛 소스를 자주 곁들여 먹는다. 이런 점에서 그랜츠 대표와 알툰 부사장은 고추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랜츠 대표는 “나에게 가장 친숙한 한식은 코리아타운에서 먹었던 비빔밥과 불고기, 김치”라면서 “한국의 고추장 소스 등 핫소스가 더 알려진다면 호주에서도 잘 팔릴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아들은 한국의 프라이드 치킨을 즐겨 먹는다. 바삭바삭한 식감뿐만 아니라 그간 먹어왔던 치킨과 달리 양념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한국의 매운 양념을 바른 치킨도 잘 팔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알칸 부사장 역시 핫소스를 선호하는 호주에서 고추장이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고추장을 울월스에 납품하고 있다. 모든 울월스 매장에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고추장을 활용한 ‘떡볶이, 비빔밥, 찌개’ 등을 요리해 먹는 게 트렌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식당과 협업을 많이 하면서 고추장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랜츠 마일스(Grants Miles), 세레나 안손 코프(Serena Anson-Cope), 알칸 알툰(Erkan Altun)은
그랜츠 마일스 : 30년 전인 20대부터 하나의 작은 야채가게에서 일을 했을 시작해 지금은 멜버른 지역에 4개의 대형마트(Cheaper by Miles·치퍼바이마일스)를 운영 중이다. 주말 기준 한 매장의 평균 방문객은 1000명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호주 법인 회계연도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출은 1600만호주달러(148억원)을 기록했다.
세레나 안손 코프 : 호주 최대 유통업체인 울월스(Woolworths)에서 2008년부터 근무 중이다. 울월스는 호주 내 대형 슈퍼마켓 점유율 37%를 기록해 유통채널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금은 제품 공급 담당 총괄 임원을 맡고 있다. (사진 촬영 및 제공은 거절했다)
알칸 알툰 :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울월스에서 바이어로 근무했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계 기업인 바이아시아(ByAsia)의 부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바이아시아는 롯데, 오리온, 대상, 크라운 등 다양한 한국기업의 제품을 호주 현지에 납품 중이다. 한식 관련 자체 브랜드(PB)인 ‘한키친’(HanKitchen)을 운영하며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제작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3분 안에 조리 가능한 라면·즉석밥 인기
“이민자 多국가답게 매운맛에도 거부감 없어”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꼽히는 호주는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미식의 나라다. 중국, 일본, 동남아 음식을 파는 식당을 주거지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대형마트에서도 세계 각국의 소스와 과자, 양념 소스, 향신료를 살 수 있다.
2022년 호주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호주 인구의 29% 이상이 해외에서 태어났다. 호주인의 절반 가까이(48%)는 해외 출생 부모를 두고 있다. 또한, 호주인 5명 중 1명 이상이 가정에서 영어 외의 언어를 사용한다. 인구 구성 자체에서 다문화성이 드러난다. 그래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적어 K-푸드의 유망 수출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 시장점유율 1위 유통업체 기업인 '울월스(Woolworts)'의 아시아 음식 식품 매대. 불닭볶음면, 신라면, 뚝불면 등으로 채워져 있다. /시드니=이신혜 기자
‘빨리빨리’ 문화 알맞은 즉석밥도 인기…신라면·불닭볶음면 전통의 강호
호주인은 다른 나라보다 일상을 빨리 시작한다. 오전 6시면 대부분 카페가 문을 연다. 아침을 빨리 시작하고, 이른 오후 일과를 마무리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게 평범한 일상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출근 전 식사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의 수요가 많다. 지난달 23일 시드니에서 열린 ‘푸드앤와인쇼’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난 멜버른 지역 주요 유통업체인 ‘치퍼바이마일스(Cheaper Buy Miles)’의 그랜츠 마일스(Grants Miles) 대표는 마트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한국 식품으로 ‘즉석밥’을 꼽았다. 마일스 대표는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2분이면 밥을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며 “일이나 공부하러 나가야 하는 사람들의 식사를 빠르게 해결하는 호주의 ‘빨리빨리’ 문화에 굉장히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K-라면도 이러한 호주인의 식문화와 적합한 상품으로 거론된다. 호주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울월스(Woolworths)’의 제품 공급 담당 임원인 세레나 안손 코프(Serena Anson-Cope)는 “농심 신라면과 종가 김치는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하는 젊은 고객들이 온라인몰을 통해 주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울월스에 따르면 현지 매장에선 신라면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오뚜기 진라면이 한국라면 베스트 3위 안에 든 판매 상품이다. 세레나 임원은 “퓨전음식보다 한국 음식을 그대로 살린 정통 맛이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했다.
지난 22일 만난 그랜츠 마일스 ‘치퍼바이마일스(Cheaper by Miles)’ 대표(왼쪽)가 자신이 만든 브랜드 캐릭터 그림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알칸 알툰 ‘바이아시아(ByAsia)’ 부사장은 자체판매(PB) 브랜드인 한키친의 유자청 제품을 들었다. / 시드니=이신혜 기자
K-스낵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호주에서는 큰 사이즈 감자 칩 하나가 소고기 등심(600g)의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감자 칩에 들어 있는 감자 식감도 딱딱하고 크기도 일정하지 않은 편이다. 이런 과자 시장을 한국 과자가 공략하고 있다.
호주에서 한국 식품을 가장 많이 납품하는 업체인 ‘바이아시아푸드(ByAsia food)’의 알칸 알툰(Erkan Altun) 부사장은 “과자가 접근성이 쉬워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성공한 한국 과자로 ‘꼬북칩’을 꼽았다. 알툰 부사장은 “한국 사람들도 많이 찾지만, 호주 메인스트림(주요) 대형마트에서 5년 전쯤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초코츄러스’ 맛이 대박이 났다”며 “호주에서는 과자 가격이 매우 비싼데, 합리적인 가격과 부드러운 식감, 달콤한 맛이 인기를 얻으면서 정말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호주 현지에 공략할 만한 韓 음식 제품군은? 고추장!
호주인들은 매운맛 음식을 잘 먹는 편이다. 태국,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먹으며 매운맛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특히 육류를 먹을 때, 칠리소스와 같은 매운맛 소스를 자주 곁들여 먹는다. 이런 점에서 그랜츠 대표와 알툰 부사장은 고추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랜츠 대표는 “나에게 가장 친숙한 한식은 코리아타운에서 먹었던 비빔밥과 불고기, 김치”라면서 “한국의 고추장 소스 등 핫소스가 더 알려진다면 호주에서도 잘 팔릴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아들은 한국의 프라이드 치킨을 즐겨 먹는다. 바삭바삭한 식감뿐만 아니라 그간 먹어왔던 치킨과 달리 양념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한국의 매운 양념을 바른 치킨도 잘 팔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알칸 부사장 역시 핫소스를 선호하는 호주에서 고추장이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고추장을 울월스에 납품하고 있다. 모든 울월스 매장에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고추장을 활용한 ‘떡볶이, 비빔밥, 찌개’ 등을 요리해 먹는 게 트렌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식당과 협업을 많이 하면서 고추장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월스에 아이스크림을 납품하는 냉동 트럭. 겉표면에 한국 1위 아이스크림 와플이라는 홍보문구 포스터가 붙어져 있다. /시드니=이신혜 기자
☞그랜츠 마일스(Grants Miles), 세레나 안손 코프(Serena Anson-Cope), 알칸 알툰(Erkan Altun)은
그랜츠 마일스 : 30년 전인 20대부터 하나의 작은 야채가게에서 일을 했을 시작해 지금은 멜버른 지역에 4개의 대형마트(Cheaper by Miles·치퍼바이마일스)를 운영 중이다. 주말 기준 한 매장의 평균 방문객은 1000명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호주 법인 회계연도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출은 1600만호주달러(148억원)을 기록했다.
세레나 안손 코프 : 호주 최대 유통업체인 울월스(Woolworths)에서 2008년부터 근무 중이다. 울월스는 호주 내 대형 슈퍼마켓 점유율 37%를 기록해 유통채널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금은 제품 공급 담당 총괄 임원을 맡고 있다. (사진 촬영 및 제공은 거절했다)
알칸 알툰 :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울월스에서 바이어로 근무했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계 기업인 바이아시아(ByAsia)의 부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바이아시아는 롯데, 오리온, 대상, 크라운 등 다양한 한국기업의 제품을 호주 현지에 납품 중이다. 한식 관련 자체 브랜드(PB)인 ‘한키친’(HanKitchen)을 운영하며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제작지원: 2024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