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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솔리비스’ 신동욱 대표
3세대 습식합성 양산플랫폼 개발 성공
횡성에 대규모 고체 전해질 생산공장
5년 내 매출 1200억원 달성 목표
솔리비스 신동욱 대표. 솔리비스 제공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겨냥한 국내외 업체 간 경쟁이 뜨겁다. 화학·소재 기반의 웬만한 대기업 계열사들은 물론이고 스타트업까지 가세해 한바탕 ‘배터리 대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셀 제조사와의 합작법인 설립 차원을 넘어 배터리 핵심 광물 확보에 직접 나서는 등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 수직계열화 구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온도 최근 음극을 리튬메탈로 채워 에너지 밀도를 높인 리튬메탈 배터리용 고분자 전해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는 등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쟁탈전이 불을 뿜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최고경영자(장인화 회장)가 나서 “전기차 시대의 도래는 정해진 방향이므로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사업 분야의 투자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모두 글로벌 수요 감소로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반도체에 이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스타트업 ‘솔리비스’도 그중 하나다. 2년간 1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최첨단 고체 전해질 생산공정인 ‘3세대 습식합성 양산플랫폼’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경기도 하남 미사지구 소재 중앙연구소에 월 생산량 100kg 규모의 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지난 2월 200kg 규모, 4월 500kg 규모로 빠르게 월간 생산능력을 확대해왔지만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국내외 고체 전해질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아예 강원도 횡성군 우천산업단지에 7444㎡(2251평) 크기의 대규모 고체 전해질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올해 안에 공장 준공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연구소 파일럿 라인을 포함, 연간 42t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게 돼 월 3t 규모의 고체 전해질 양산이 가능해진다. 이번 공장 신설로 100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어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하남 솔리비스 중앙연구소에서 만난 신동욱 대표는 “월 3t 정도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준비 중인 국내외 업체들의 파일럿 생산라인에 들어갈 시험 가동 물량을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외 전기차용 배터리셀 제조사들이 솔리비스의 주 고객사들이다. 솔리비스는 횡성 공장 설립을 계기로 이들과 본격적인 고체 전해질 샘플 납품 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신 대표는 “5년 안에 1200억원 매출 달성이 목표”라며 “앞으로 저장용량과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고효율 배터리 신소재와 원가절감이 가능한 대량생산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고체 전해질 분야의 독보적인 시장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20여년간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해온 세계적인 석학이자 국내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관련 국책연구과제를 수행해온 전문가이다. 2020년 한양대 전고체 배터리 연구소 기반의 혁신기술기업인 솔리비스를 창업했다.

솔리비스 중앙연구소 실험실 모습. 솔리비스 제공


솔리비스는 자체 기술력으로 고객사의 요청에 맞게 세계적인 수준의 고체 전해질을 양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국내외 관련 특허 90여개를 보유 중이다. 고체 전해질에 가장 적합한 소재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산화물계, 고분자 폴리머(중합체), 황화물계 중에서 솔리비스는 특히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생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연구·개발 및 기술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황화물계가 고체 전해질의 치명적 약점으로 거론되는 ‘낮은 이온전도도’를 극복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터리 생태계가 구축돼 있고 관련 기술 면에서도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한국과 일본 시장에선 황화리튬과 황화인 등 황화물을 원료로 하는 고체 전해질이 대세로 자리잡아가는 양상이다.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선 후발 주자인 중국을 비롯해 그간 무기 산화물, 유기 폴리머 등을 원료로 하는 고체 전해질 개발에 주력해온 미국이나 유럽 업체들도 최근 2~3년 사이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현재 보편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에 들어가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와 폭발로부터 자유로워 궁극적인 안전성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훨씬 많은 양의 전기에너지를 저장함으로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통한다. 다만, 지금까지의 합성 기술로는 배터리의 출력과 충전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인 이온전도도가 낮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신 대표는 “황화물계 기반의 솔리비스 고체 전해질은 이처럼 낮은 이온전도도를 거의 액체 전해질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배터리 기업들과 실증 테스트를 한 결과 일본 경쟁사의 이온전도도가 8mS/cm(밀리지멘스) 수준인 데 비해 솔리비스는 11~12mS/cm로 확인돼, 현재까지 알려진 학술연구와 시험을 통틀어 가장 높은 이온전도도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이번 횡성 공장 건설은 솔리비스가 한 단계 더 도약해 고체 전해질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명실상부 글로벌 넘버 원이 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고객사들과 함께 기술적으로 최적의 시너지 방안을 찾아 ‘꿈의 배터리’를 현실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고체 전해질을 양산할 솔리비스의 횡성 공장이 연내 완공을 목표로 지난 5월 27일 착공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이승찬 솔리비스 횡성공장장, 이우일 유니드 사장, 남진우 강원특별자치도 산업국장, 김영숙 횡성군의회 의장, 김명기 횡성군수, 신동욱 솔리비스 대표, 정문식 횡성우천일반산업단지 운영협의회장, 정현철 한양대학교 부총장, 이상태 네패스이앤씨 대표의 모습. 솔리비스 제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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