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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보수당 창당 이래 최악 참패


영국 차기 총리와 정부 구성을 결정할 조기 총선에서 영국 노동당이 650개 하원 의석 중 412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권 보수당은 121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면서 1834년 창당 이래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영국은 14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게 됐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총리가 영국의 새로운 총리로 임명됐다. /AP

5일(현지 시각) 발표된 공식 개표 결과에 따르면 노동당은 전체 650석 가운데 3분의 2에 육박하는 412석을 확보했으며 집권 보수당은 121석을 얻는 데 그쳤다. 투표율은 60.0%로 지난 2019년 총선(67.3%) 때보다 낮았다.

노동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출구 조사보다도 많다. 앞서 이날 오전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영국 방송 3사는 출구 조사 결과 노동당이 410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보수당은 13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실제 결과는 출구 조사보다 안 좋았다. 전체 650석 가운데 2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영국 언론들은 “경제 둔화와 고물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여러 고비에서 통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탓에 분노한 민심이 변화를 선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영국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버킹엄궁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스타머 대표를 총리로 공식 임명했다고 밝혔다. 버킹엄궁은 “국왕께서 키어 스타머 대표를 접견하고 그에게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스타머 총리는 찰스 3세 국왕 알현을 마친 뒤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로 이동해 총리로서 첫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차기 정부를 구성하라는 국왕의 요청을 방금 수락했다”면서 “(이번 정권 교체는) 영국이 공공 서비스로의 전환과 변화를 위해 단호하게 투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변화가 스위치를 누르는 것처럼 간단하지는 않다”면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변화를 위한 작업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선거 기간 공약한 부의 창출과 공공의료 국민보건서비스(NHS) 회복, 안전한 국경 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분이 더 나은 영국의 미래를 믿을 때까지 우리 정부는 매일 싸우겠다”며 “이제 여러분은 교리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분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정부가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스타머 총리는 이날 개표가 진행되던 중 노동당 의석수가 절반(326석)을 넘어 집권이 확정되자 연설을 통해 “지난 4년 반 동안 당을 혁신하기 위해 기울인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보았다”며 “노동당은 영국과 영국의 노동자들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영국의 변화가 이제 시작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1962년 영국 런던에서 공구 제작자였던 아버지와 국민보건서비스(NHS) 간호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타머 총리는 리즈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한 이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 검찰청(CPS) 청장을 지냈다. 임기가 끝난 후 검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당시 찰스 왕세자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키어 스타머 ‘경(卿·Sir)’이라고 불린다.

기사 작위를 받고 1년 뒤 스타머 총리는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된다. 당시 52세이던 스타머 총리는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늦깎이’ 정치인이 됐다. 스타머 총리는 2019년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자 제러미 코빈에 이어 2020년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으며, 그로부터 4년 뒤 영국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됐다.

한편, 리시 수낵 전 영국 총리는 개표 결과가 진행되던 중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죄송하다. 여러분의 분노와 실망을 들었으며 패배는 내 책임”이라며 사임을 발표했다. 수낵 전 총리는 간신히 자신의 지역구 의석을 지켜냈지만, 총리 사임을 발표하면서 당 대표 자리에서도 후임 인선 절차가 진행되는 대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수낵 전 총리는 급등했던 물가가 다소 안정되자, 지난 5월 22일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보수의 강점으로 여겨지는 경제성장 추진, 안정적인 사회 유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 ‘무능한 보수’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설 자리를 잃었다. 선거 운동 기간 6주간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줄곧 보수당에 지지율 2배 격차로 앞섰다.

반면 노동당은 스타머 총리 지휘 아래 이념 정당의 모습을 탈피하면서 실용적 중도 좌파로 변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스타머 대표는 노동당을 극좌 성향의 코빈주의(Corbynist)에서 벗어나 보다 중도적이고 선거에 유리한 당으로 재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이는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자들과 자본주의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호소력을 발휘했다”라고 평가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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