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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여름철 통풍 주의보

여름이면 유독 발병률이 높아지는 질환이 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할 만큼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이다. 통풍은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요산이 뾰족한 결정체를 형성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통상 1년 중 6~8월에 환자 수가 가장 많다. 과도한 땀 배출로 인한 탈수 현상, 통풍에 영향을 미치는 식음료 섭취 증가 등으로 인한 결과다.

통풍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찌꺼기다. 보통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데 요산이 과잉 생성되거나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면 체내에 쌓이게 된다. 이를 우리 몸의 면역계가 적으로 착각하고 공격하면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통풍이 발생한다.

체내 쌓인 요산 원인, 6~8월 환자 최다


요산이 과다하게 생성되는 데는 유전적 요인이나 식습관 등이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름철 즐겨 찾는 특정 식음료는 체내 요산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당이 많이 첨가된 아이스크림·탄산음료·주스 등이다. 날이 더워지면 소비량이 증가하는 맥주도 예외는 아니다. 요산의 원료가 되는 퓨린 함량이 많아 통풍 환자에게는 기피 대상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맥주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맥주가 다른 술보다 더 위험한 건 맞지만, 알코올이 들어간 모든 술은 신장에서 요산 배설을 억제해 통풍 발병의 위험을 키운다. 최근 젊은 층이 즐기는 하이볼(위스키에 소다수 등을 섞은 음료), 맥사(맥주에 사이다를 혼합한 음료) 등의 혼합 술은 그 위험을 가중한다. 알코올로 요산 배출이 방해되는 상황에서 음료 속 과당이 혈중 요산 농도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산의 과다 생성, 배출 억제를 동시에 일으키는 셈이다.

탈수 현상은 여름철 통풍 환자 수를 높이는 또 다른 원인이다. 폭염에는 밖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른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다량 빠져나가는데, 이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탈수로 체내 요산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때로는 몸매 관리를 위해 섭취하는 단백질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 양은 몸무게 1㎏당 0.8~1g 정도다. 만약 매끼 고단백 식품만 먹는 등 권장량보다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면 대사 과정에서 요산이 지나치게 생성돼 통풍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 가수 김종국은 한 방송에서 "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어 통풍에 걸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젊다고 방심은 금물이다. 과거에는 주로 40대 이상에게서 통풍이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20·30대 통풍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알코올 들어간 모든 술이 통풍 위험 키워

통풍의 주요 증상은 극심한 통증이다. 엄지발가락이 가장 흔한 부위며 발등, 발목, 손가락, 무릎 등에도 손도 못 댈 수준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출산에 맞먹는 고통'을 겪기도 한다. 통증은 대개 낮보다는 밤에 더 심해지며 몇 시간 이내 사라지기도 하지만 몇 주간 지속할 수도 있다.

통풍일 때는 염증 발생 부위가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끈적끈적한 땀이 흐르는가 하면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운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때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돼 관절의 광범위한 손상과 변형 등이 일어날 수 있다.

통풍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핵심은 요산 수치 관리다. 일단 퓨린이 과도하게 함유된 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동물의 내장, 등푸른 생선 등이다. 액상 과당이 들어간 음료수나 가공식품도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과량의 지방 섭취는 요산 배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음식을 조리할 땐 가급적 기름을 적게 사용한다. 물을 충분히 마셔 소변을 통한 요산의 배설을 이끄는 것도 좋다. 또 비만은 통풍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체중을 줄여나가도록 한다.

생활 습관 관리와 함께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물치료도 도움된다. 요산이 덜 만들어지게 하거나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약을 통해 체내 요산 수치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신장 기능이 약해져 요산 배출 능력이 떨어지고 합병증 발생률도 높아지므로 더욱 신경 써 관리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김문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송란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교수,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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