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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브: The 5]
“도망가세요, 사람 없는 데 차 세우고”
지난달 27일 대구 가드케이 대구공장에서 열린 ‘리튬 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 장치 시연’을 앞두고 원통형 리튬 배터리가 열폭주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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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에서 불이 나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습니다. 일주일 뒤인 지난 1일에는 서울 지하철 3호선 대치역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두 화재의 원인은 리튬전지 폭발이었습니다. 연이은 사고 소식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리튬 포비아(공포증)’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리튬전지가 들어간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안 되는 걸까요? 어떤 전자기기에 리튬전지가 쓰이고 있을까요? 리튬전지 특성과 관리 방법을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과 명예교수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리튬전지를 쓰지 말아야 하나요?

이덕환 교수: 이번 아리셀 공장 참사로 리튬전지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위험하다고 안 쓸 수는 없어요. 사람들이 (사고의 대안으로) 리튬전지의 대체를 찾자고 너무 가볍게 말하는데요. 기술 개발은 엄청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거든요. 무조건 ‘이게 위험하니 버리고 대체재를 찾자’는 인식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다만 (리튬전지) 제품이 어떤 점에서 위험한지, 어떻게 안전하게 쓸 수 있는지 소비자에게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The 2]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리튬전지는 뭐가 있나요?

이덕환 교수: 리튬전지는 1차, 2차 전지로 나뉘는데요. 1차 리튬 금속 전지는 전자저울, 자동차 키, 소방감지기, 전력·수도·가스계량기, 소형 가전제품과 같은 곳에 사용돼요. 군부대에선 무전기 전지로도 쓰이고요. 2차 리튬 이온 전지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쓰이는데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 노트북이나 이동수단인 전기차,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에 들어가요.

가장 큰 차이는 충전해서 쓸 수 있느냐 여부예요. 리튬 1차 전지는 한 번 쓰면 재사용이 불가능한데 리튬 2차 전지는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어요. 리튬 1차 전지는 재사용은 불가능하지만, 잘 만들면 최대 10년까지도 사용이 가능해요. 영하 55도~60도에서도 작동하고요. 군부대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이유죠.

하지만 리튬 1차 전지는 물에 취약해 화재가 발생했을 때 2차 전지보다 더 위험하다는 단점이 있어요. 아리셀 참사 당시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적극적으로 물로 진화작업을 하지 못했잖아요. 리튬 금속이 물과 만나면 수소가 만들어지는데, 터질 위험이 있거든요. 반면 대치역에서 일어난 리튬 2차 전지 사고에선 전지를 수조에 담가서 진화할 수 있었고요.

연합뉴스

[The 3] 전기차 화재 사고가 종종 일어나잖아요. 전기차는 안전한 거 맞나요?

이덕환 교수: 리튬전지는 1차, 2차 모두 화재에 취약해요. 특히 (2차 전지인) 전기차 전지는 차체 밑 깊숙한 곳에 있어요. 게다가 금속이나 플라스틱 박스 속에 밀폐돼 있고요. 외부에서 소화기로 물을 뿌려도 끌 수가 없죠. 연기가 나거나 불꽃이 튀기 시작하면 가능한 한 빨리 아무도 없는 곳에 차를 세워놓고 도망가는 수밖에 없어요. 아파트 주차장처럼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문제도 심각한데요. 소방차가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수 없어 화재 시 대책이 없어요.

다만 2차 전지엔 1차 전지에 없는 보조회로가 있어요. BMS(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라고 해서 전지의 위험 요소를 크게 줄여주는 장치인데요. 전류나 전압, 온도를 센서로 측정하고 과충전이나 과방전을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해요. 2차 전지는 과충전·과방전 때 불이 나기도 하거든요.

[The 4] 휴대폰은요?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없나요?

이덕환 교수: 떨어트렸을 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휴대폰 케이스가 도움돼요. 전지에서 발생한 열이 쉽게 나갈 수 있도록 가죽 지갑 형태보다는 구멍이 많은 플라스틱 재질이 더 바람직하고요. 100% 충전하는 것보단 80% 정도만 충전하는 것이 좋아요. 혹시 모를 화재에 대비해 휴대폰을 이불이나 담요로 덮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온도가 높은 곳 가까이는 두지 말고요.

무엇보다 충전기는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인증을 받은 정품을 사야해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휴대폰 충전기 중엔 BMS를 무력화시키는 충전기가 있거든요. 급속 충전기가 완속 충전기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훨씬 위험하니까, 가급적 안 쓰는 게 좋고요.

[The 5] 다 쓴 리튬전지는 어떻게 버려야 해요?

이덕환 교수: 과거엔 노트북이나 휴대폰에 들어간 전지를 따로 버렸잖아요. 지금은 내장돼 있어서 뺄 수 없어요. 그러니 전자기기를 통째로 버려야 하는데요. 함부로 버리면 쓰레기 매립장에서 폭발할 위험이 있어요. 반드시 폐건전지 전용 수거함에 버려야 해요.

정부 차원에서 리튬전지 재활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전기차도 제조회사에서 철저히 관리해야 해요. 전지가 전기차 내부하고 격리돼 있다 보니 주행 중 불이 나도 운전자가 단시간에 화재를 알아차리기 힘들거든요. 운전자가 화재 상황을 일찍 알아차릴 수 있도록 전지 구조를 변경해야 합니다.

▶[The 5]에 다 담지 못한 리튬전지 위험성과 안전한 사용법을 휘클리에서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하기.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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