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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청역 인근 사거리 역주행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박모씨(40)의 유족이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영정 사진을 가슴에 품고 장의차에 타고 있다. 강한들 기자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서울 지하철 시청역 인근 사거리에서 있었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박모씨(40)의 유족, 동료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운구 차량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족은 영정 사진을 가슴에 품고 장의차에 탔다. 차량이 병원을 빠져나가자 일부 조문객은 “한 번만 더 보고 가자”며 다시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시청역 돌진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9명 중 7명의 발인식이 있었다. 오전 5시 20분쯤 박모씨(42)와 이모씨(52) 발인을 시작으로 연이어 진행됐다. 은행에서 일하던 박모씨는 사고 당일 승진했다. 이씨를 비롯한 동료 3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 뒤 사고가 났다.

유족들은 흐느낌을 멈추지 못했다. 관이 보이자 울음소리가 커졌다. 분향실에서부터 장의차가 식장을 나가기까지 마지막 기록을 영상으로 담는 이도 있었다. 휴가를 내거나 출근길에 현장을 찾은 동료 100여명이 식장 바깥에 늘어서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유족은 차를 두드리며 “우리 자식 잘 가라”고 말했다.

4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로 사망한 은행 직원 박모씨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대형병원 용역업체에서 일하던 동료 3명의 발인식도 이어졌다. 고인 A씨(35)의 어머니 최모씨는 국화꽃을 들고 비틀거리며 걸음을 뗐다. 지하 안치실 앞에서는 울음소리가 퍼졌다.

가장 자주 연락하고 지내던 삼십년지기 동네 친구 박모씨를 잃은 이상훈씨(40)는 “아직 전화하면 받을 것 같다”며 “믿을 수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같이 등산 한 번 가자”던 친구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고 영상에서 친구가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나한테 안하고 누구한테 전화했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평소에 시청역 근처는 가지도 않던 친구라서 더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울 강북구 지하철 수유역 인근에서 자주 술을 먹었다고 한다.

서울시청 세무과 직원이었던 윤모씨(31)의 발인식은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 있었다. 시청 청사운영팀장 김인병씨(52)의 발인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됐다. 김씨와 윤씨의 운구 행렬은 고인들이 일하던 서울시청 본청과 서소문 청사 1층에 들러 10분 정도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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