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차 안에 30분 이상 갇혀 있던 딸. 사진 'raunano_family' 유튜브 캡처
일본의 한 유튜버 부부가 무더운 날씨에 차에 갇혀 울고 있는 2살 딸을 구하지 않고 영상으로 찍어 올려 논란이 됐다.
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5만8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raunano_family'를 운영하는 일본인 부부는 지난 5월 24일 '불타는 태양 아래 차에 갇힌 내 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아버지 A씨는 두 딸과 함께 유치원에 있는 아들을 데리러 가고 있었다. 그는 2살 된 큰딸을 뒷좌석에 태우고 문을 닫았다. 이어 막내딸을 뒷좌석 반대편에 앉히려는 과정에서 자동차 키를 가지고 있던 큰딸이 안에서 문을 잠그면서, 큰딸만 홀로 차 안에 갇히게 됐다.
A씨는 즉시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아이의 반응을 촬영하면서 "긴급상황이다. 딸이 차에 갇혔다. 차가 잠겨 나올 수 없다"고 외쳤다. 아이는 땀에 젖어 울고 있었지만, A씨는 아이에게 차 문을 '잠금 해제'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했다.
A씨는 끝까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자물쇠공에게 연락해 차 문을 열었다. 아이는 뜨거운 차 안에서 30분 이상을 갇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을 본 현지 네티즌들은 분노했고, 일본 뉴스 매체에서도 주요하게 다뤘다.
한 네티즌은 "부모들이 미쳤다. 나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는데, 그때 가슴이 찢어지고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침착하게 휴대전화로 녹화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자녀의 생명을 걸고 돈을 벌면 기분이 좋냐"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들 역시 "고의로 아동 학대한 부모는 양육권을 잃어야 한다" "아이를 싫어하면 키우지 말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부모가 되는 데 시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부부는 지난달 3일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A씨는 "모두 내 책임"이라며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싶어 유튜브 활동을 쉬려고 한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부부의 유튜브 채널에는 사과 영상을 마지막으로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으며, 논란이 된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