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해병대원 특검법 찬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선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중지를 선언하고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 종결동의의 건을 상정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채 상병 특검법'이 4일 국회 본회의를 다시 통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국회 재표결 끝에 폐기된 지 37일 만이다. 법안 통과를 늦추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선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도중에 강제 종료시키자 '거대 야당의 폭주'라고 외치며 의장석 앞을 점거했다.

여당은 항의 표시로 5일 예정된 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도 참석이 어려운 쪽으로 기울었다.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자 국회는 '반쪽 행사'를 막기 위해 개원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해 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극한으로 치달으며 증오와 대결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날 채 상병 특검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찬성표를 던진 안철수 의원, 반대표를 던진 김재섭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표결에 앞서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우 의장이 필리버스터를 끝내려 곽규택 의원의 발언을 중단시키자, 여당 의원 100여 명이 본회의장 단상 앞으로 뛰쳐나갔다.

이들은 토론시간을 보장하라며 고성을 지르고 항의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국회법에 따르라"고 소리치며 맞불을 놓았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욕설과 반말이 오가며 물리적 충돌 직전 상황으로 치달았다. 일부 여당 의원은 우 의장을 향해 "물러나라, 사퇴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손글씨로 '퇴거명령'이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의장석 주변을 맴돌다가 우 의장에게 제지당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종결 동의 제출 24시간 이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로 중단할 수 있다. 이날 오후가 시한이었다. 다만 실제로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중지시킨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반면 우 의장은 "국회의장은 의사 정리 직무를 갖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곧장 규탄대회를 열고 우 의장 사퇴를 촉구했다. 당적 보유 금지 원칙을 어기고 '친정' 민주당에 편파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우 의장을 향해 "자리의 무게가 버거워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면 당장 내려놓으라"며 "민주당의 당원증을 부여잡고 감당할 수 있는 자리의 무게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이번 특검법 수용 여부가 윤석열 정부 국정 기조의 변화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또다시 민심을 거부하고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파국과 몰락의 길만이 놓일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위헌성 때문에 재의결이 부결되었으면 헌법에 맞게 수정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일 텐데 오히려 위헌에 위헌을 더한, 반헌법적 특검법으로 되돌아왔다"며 "헌정사에 부끄러운 헌법유린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시점은 채 상병 사망 1주기인 19일이 유력하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의결한 법안에 대해 15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0444 "냄새 심하게 난다" 반지하에서 혼자 살던 3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4.08.08
40443 [단독]가요·드라마 담긴 대북전단 살포 ‘저작권법’ 위반 소지 판단한 정부·국회입법조사처 랭크뉴스 2024.08.08
40442 어차피 금리는 떨어질 테니까... 증시 ‘냉온탕’에 리츠로 피신하는 투자자들 랭크뉴스 2024.08.08
40441 ‘스마일보이’ 우상혁이 웃었다 “가장 꼭대기에 올라가야죠” 랭크뉴스 2024.08.08
40440 [올림픽] 박태준, 8년만에 태권도 금맥 이었다…남자 58㎏급 첫 금메달(종합) 랭크뉴스 2024.08.08
40439 [보험 리모델링] “진단비 2000만원 보상 불가”... 20년 전 가입한 보험에 낭패 랭크뉴스 2024.08.08
40438 [단독]밀수조직원 입에서 출발한 ‘세관 연루 의혹’···외압 의혹 전에 증거가 관건 랭크뉴스 2024.08.08
40437 주차중 실수로 액셀 밟자 ‘끼익!’… 똑똑한 캐스퍼 등장 랭크뉴스 2024.08.08
40436 벤츠도, 보잉도 이미 '퀀텀 시대' 진입…양자컴퓨터 생태계 열린다 랭크뉴스 2024.08.08
40435 대통령실도 민주당 압박…“금투세 폐지 조속히 논의해달라” 랭크뉴스 2024.08.08
40434 '태권스타' 이대훈 따르던 소년이…훌쩍 큰 금메달리스트 박태준 랭크뉴스 2024.08.08
40433 ‘금빛 발차기’ 박태준!…최경량급 사상 첫 금메달 쾌거 랭크뉴스 2024.08.08
40432 "진정한 태권도 천재 나왔다!" 박태준의 공중제비 세리머니! 랭크뉴스 2024.08.08
40431 “구글·메타보다 낫다”…구광모 신무기 LG '엑사원 3.0' 공개 [biz-플러스] 랭크뉴스 2024.08.08
40430 ‘개인 자격’ 안세영, LA 올림픽 뛸 수 있나…여론전 이겨야 가능 랭크뉴스 2024.08.08
40429 오늘 '광복절 특사' 심사위…김경수·조윤선 등 거론 랭크뉴스 2024.08.08
40428 파리 올림픽 '도핑 검사', 기자가 해보니... 수치심보다 초조함이 더 커 랭크뉴스 2024.08.08
40427 끝나지 않은 코로나… "올림픽서 선수 최소 40명 양성” 랭크뉴스 2024.08.08
40426 [올림픽] 도쿄에선 무명이었는데…'세계적 점퍼' 우상혁의 달라진 위상 랭크뉴스 2024.08.08
40425 [기고]안전한 수소 모빌리티 시대 연다 랭크뉴스 2024.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