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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30대 남성 A씨는 부인과 함께 아파트 상가 무인점포에서 3천4백 원어치의 아이스크림 4개를 산 뒤 간편결제 방식인 '제로페이'를 이용해 계산을 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A씨는 10여 일 뒤, 다시 아내와 함께 같은 무인점포를 방문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점포 입구에 자신과 아내의 얼굴, 옆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캡처 사진이 게시돼 있었던 겁니다.

사진 아래에는 '2024년 6월 9일 저녁 7시 50분쯤 아이스크림 4개 결제 안 하고 가신 분 연락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문구가 쓰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A씨의 제로페이에는 분명히 결제 내역이 있었던 상황.

A씨가 무인점포 업주에게 연락해 항의하자, 업주는 "정상 결제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진을 게시한 내 잘못"이라며 사과했습니다.

업주는 이틀 뒤인 24일, A씨에게 재차 메시지를 보내 "제로페이 결제 연동 서비스가 초기 단계라 증빙이 누락된 것 같다, 매우 불쾌하셨을 텐데 사죄의 뜻으로 구매 금액의 10배를 돌려드리겠다"면서 3만 4천 원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A씨는 "업주가 보낸 돈을 받지 않았다"면서 "우리 부부의 사진을 무단 게시한 일수에 해당하는 14일 동안 사과문을 게시해달라고 업주에게 요청했지만, 일주일 넘도록 사과문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씨 측은 업주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을 경우 명예훼손 등 고소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무인점포 업주는 "사진은 미결제로 의심되는 당사자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며 "얼굴도 정면이 아닌 옆모습이 나온 사진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22일 전화할 당시 A씨가 고성을 내며 화를 내 대면 사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다른 사정으로 사과문을 아직 게시하지 못했지만 곧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인천의 한 샌드위치 무인점포에서도 업주가 정상적으로 결제한 여중생을 절도범으로 오해해 얼굴 사진을 가게에 붙였다가 고소당한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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