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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9시 27 경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주장했다. 이희권 기자
지난 1일 밤 서울 시청역 대형 교통사고 이후 자동차 급가속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고 당시 운전자 차모(68)씨가 ‘차량 급발진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다. 만약 운전 중에 의도하지 않은 차량 급가속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대처법은 운전대 근처에 있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에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4일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발생한 경우 EPB를 지속해서 작동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제동 방법”이라고 밝혔다. 흔히 급발진시 시동을 끄는 방법이 알려져 있지만,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시동 끄기에 대해 제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시동이 꺼진 후 와이퍼 등이 작동하지 않아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EPB는 전자제어 감속 기능 등을 이용해 페달·사이드 브레이크의 기능을 전자식 버튼으로 대체한 것을 말한다. EPB는 2000년부터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고 2010년 이후 출고 차량에 대부분 장착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15개 제조사의 364개 차종에 EPB가 장착돼 있다. EPB는 기존 브레이크와 분리돼 있어 페달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자동차를 멈출 수 있다는 게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설명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EPB 작동 방식은 손가락으로 당기는 방식으로 주로 변속기 주변에 위치한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차종에 따라 EPB의 위치와 작동 방법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운전대 주변에 위치해 당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33종 EPB 제동 거리 조사해보니
신재민 기자
EPB 작동에 따른 제동 거리는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다.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뷰와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국내·외 33개 차량을 대상으로 시속 100㎞ 상태에서 EPB를 작동시켜 완전히 멈출 때까지 제동 거리를 조사한 결과 수입차보다 국산차의 제동 거리가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 중에선 기아 K9(86m), 제네시스 G80(81m) 등 대형 세단의 제동 거리가 길었다. 제동 거리가 가장 짧은 국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5 N(72m)이었다. 수입차 중에선 포르쉐 카이엔(41m), 벤틀리 컨티넨탈GT(44m), 혼다 어코드(50m) 등의 제동 거리가 비교적 짧았다. 테슬라 모델3(118m), 쉐보레 트레일 블레이저(119m), 링컨 노틸러스(129m) 등 미국 제조사 차량은 EPB 작동 시 일정 시간 이후 제동이 시작돼 상대적으로 제동 거리가 길었다.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 막으려면
일반적으로 차량 급가속은 소프트웨어 오류, 페달 이물질, 오조작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급가속에 대처하기 위해서 “운전자는 평소 EPB의 위치와 작동 방식을 숙지하고 주행 중 물병 등 이물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급가속이 발생한 경우엔 ①페달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고 ②기어를 중립(N)으로 변환한 다음 ③차량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EPB를 지속해서 당겨야 한다. 박기옥 자동차안전연구원 연구위원은 “평소 주차할 때 변속기를 주차(P)에 놓은 후 EPB를 작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비상시에도 EPB로 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 한국교통안전공단


EPB 없는 차량 대처법은
EPB가 없는 차량에서 급가속이 발생한다면, 페달과 사이드 브레이크를 활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차량 속도가 빠를 때 사이드 브레이크를 갑작스럽게 채우면 뒷바퀴가 잠기면서 방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경우엔 페달 브레이크를 세게 밟고 지형지물에 부딪혀가면서 속도를 낮춘 이후, 사이드 브레이크를 천천히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급발진연구회 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자동차는 충격 분산이 잘 설계된 구조물”이라며 “가드레일 등 주변 장애물에 조금씩 부딪히며 속도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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