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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충상·김용원(왼쪽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김경호 기자 [email protected]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과 차기 위원장 후보추천 문제를 놓고 면담을 하던 김용원·이충상 인권위 상임위원이 송 위원장에게 고성을 지르고 막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에서 인권 가치를 훼손하는 현직 인권위원을 탄핵할 수 있는 이른바 ‘김용원 탄핵법’(인권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가운데, 차기 인권위원장 추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김용원 위원의 행태가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인권위 내부 직원들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11시30분께 이충상 위원의 요청으로 15층 위원장실에서 송 위원장과의 면담이 잡혀 있었다. 약속 시각이 되자 예정에 없던 김용원 위원이 함께 들어왔고, 김 위원은 송 위원장을 향해 “좌파 악바리 패거리 세 명을 추천위원으로 만들겠다는 욕심을 노출한다. 찐 좌파 수장이 그리 좋냐”, “노인장 그러지 마세요. 더럽게 인생을 마무리 짓지 마세요. 추악합니다”라고 했다. 이 위원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형사고발 하겠다. ‘송두환 흑서’ 써놨다. 그거 공개하겠다”고 말한 뒤 “군대를 다녀오셨냐”는 뜬금없는 이야기를 던지기도 했다. 이들의 고성과 막말은 위원장실 바깥으로까지 들릴 정도였다고 한다.

김용원·이충상 위원이 불만을 표출한 것은 지난 1일 공모를 마감한 ‘인권위원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선정과 관련돼 있다. 인권위는 7명으로 구성되는 후보추천위원회에 인권위 몫 3명의 의원을 추천할 수 있는데, 3명을 누구로 결정할지 그동안 선임 상임위원 1명, 사무총장 1명, 국장 1명이 논의해왔다. 상임위원 1명은 관례적으로 선임 상임위원이 그 역할을 수행했는데, 현재 상임위원 3명 중 선임은 남규선 위원이다. 이번 선정위원이 어떻게 구성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용원·이충상 위원은 자신들 중 1명이 후보추천위원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다 뜻대로 되지 않자 송 위원장에게 고성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문제는 지난 6월27일 제15차 상임위원회에서도 논란이 됐다. 당시 김용원 위원은 “이충상 위원이 심사위원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남규선 위원은 “김용원 위원이 후보추천위 구성과 관련해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원장 자리에 뜻이 있는 것으로 의심받는 당사자가 후보추천위원 문제를 언급하는 게 공정성 시비를 불러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김용원 위원은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중도에 책상을 내려치고 퇴장했다. 이어 4일 열린 제16차 상임위원회에서도 김 위원은 모두 발언을 요청했다가 발언 기회가 여의치 않자 중도 퇴장했다.

김 위원 퇴장 직후 박진 사무총장은 “지난 월요일 김용원·이충상 위원이 기관장실(위원장실)에 와서 40여분간 막말과 고성으로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그냥 직원 괴롭히지 마세요. 기관장에 대한 예의를 갖추세요. 차관급 예우를 원하시면 장관급 위원장님께 우선 예의를 갖추고 다음을 바라세요. 기관장에 대한 예우는 인간적인 것을 떠나, 자기가 소속된 조직에 대한 예의입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강유정·서미화·윤종군·정을호 의원 등 17명은 지난 3일 ‘지속·반복적으로’ 인권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인권위원이 있을 경우 해당 인권위원을 탄핵할 수 있는 법적 근거조항을 마련하겠다며 인권위법을 일부 개정한 ‘김용원 탄핵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현재 해당 법률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 수는 21명으로 늘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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