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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간 신고 14건…첫 신고는 ‘차대차’ 사고
찰나의 순간 탓 자초지종 모른 채 신고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 사고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희생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응급처치 제가 할게요”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친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 당시의 119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 탓에 제대로된 상황 파악을 할 수 없었던 신고자들의 당혹감과 사고 직후의 급박한 상황이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참사 한가운데서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한명의 사람들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시민들도 있었다.

4일 한겨레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시청역 교통사고 관련 119 신고 녹취록을 보면, 사고가 벌어진 지난 1일 밤 9시27분20초부터 9시42분31초까지 모두 14건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첫 신고자는 “시청역 사거리에서 자동차 사고가 크게 났다. 승용차끼리 박은 거 같은데 운전자 튀어나와서 도로 한복판에 있다”고 말한다. 이 신고자는 ‘차대차’ 사고로 인지한 것인데, 시속 100km로 200m 거리를 역주행한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 위로 돌진하며 보행자들을 들이받기까지 찰나의 순간이었던 탓에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자초지종을 모른 채 허겁지겁 신고 전화부터 건 모습이었다.

첫 신고로부터 27초 뒤 “검은색 승용차가 인도를 덮쳐 사람들이 많이 다쳤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참사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목격된 사상자 수도 “다섯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9시31분27초) “(다친 사람이) 엄청 많아요”(9시29분32초) “7명, 제가 본 건 4,5명”(9시31분27초), 신고전화가 거듭될수록 이 수는 늘어갔다. 이번 참사로 9명이 사망했고 이 중 6명이 현장에서,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신고 전화에선 전례 없는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의 당혹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역주행 차량이 보행자를 치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곳에 있던 편의점에서도 신고(9시28분23초)가 들어왔는데, 아르바이트생으로 추정되는 신고자는 ‘쓰러진 사람들의 의식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상황실 요청에 울먹이며 “숨을 쉬지 않는다”고 답했다. “울지 말고 진정해야 된다”는 상황실 직원의 안내에 신고자는 주변 상황을 전했다. 점포 안에 있어 바깥 상황을 모르고 있던 이 신고자는 “오토바이 탄 사람 한명만 그런(다친) 거죠?”라고 조심스럽게 되묻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쓰러진 사상자들을 도왔다. 9시27분50초 신고 전화를 건 신고자는 ‘혹시 환자한테 응급처치를 할 수 있겠느냐’는 119 상황실 요청에 “제가 할께요”라며 조치에 나섰다. 소방당국에 현장에 도착(9시33분)한 뒤 신고 전화(9시42분31초)를 건 한 신고자는 “사람들이 다 쓰러져 있었는데 한명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말을 되뇌이며 못내 안타깝다는 듯 “나머지는 그럴 수 있는 상황 아니었다. 초기에 본 사람이라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해 전화를 드렸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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