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택시가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가해 추정 차량이 정차돼 있다. 박시몬 기자

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차를 몰아 3명의 부상자를 낸 택시기사가 마약 간이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4일 서울 중부경찰서는 택시기사 A(70)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실시했고, 여기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모르핀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약물 종류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처방받아 복용하는 약이 많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A씨의 모발, 소변, 처방약 등을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결과가 빠르게 도출되는 마약 간이 시약 검사는 감기약을 복용해도 양성 반응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A씨가 운전하던 택시는 전날 오후 5시 15분쯤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돌진했다. 손님을 내려주고 회전하던 택시는 응급실 앞에 주차된 구급차와 충돌한 뒤 병원 벽과 주차된 차량 4대와 연달아 부딪혔다. 이 사고로 응급실 주변에 있던 시민 3명이 부상을 입었다. 40대 여성 1명은 차량에 깔려 중상을 입었는데, 현재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시민 2명은 팔과 다리에 경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실시한 음주 측정 결과, A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보다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국일보

전유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