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문가 “구조 특이하고 신호 이상한 길”
길 입구에 작은 진입금지 표지판 뿐
경력 40년 택시기사 “밤이라면 들어갈 만”
경찰 “역주행 요인 있다면 조처하겠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호텔 지하주차장 출구 모습. 김채운 기자

1일 밤 서울 도심에서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교통사고가 시작된 웨스틴조선호텔 주차장 출구에서 일방통행길(세종대로 13길)로 접어드는 오거리에서 최근 3년간 1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거로 나타났다. 실제 찾은 현장은 가해 차량이 역주행으로 돌진하며 참사를 일으킨 일방통행길에 접어들기 전 ‘역방향 진입’을 막을 만한 표식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번 사고 원인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평소에도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으로 교통 안전을 위한 정비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의 교통사고지도를 보면, 사고 당시 가해 차량의 가속이 시작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주차장부터 차량의 역주행이 이어진 세종대로 13길 사이에선, 2021~2023년 사이 1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차량 급가속 시작 시점에 대해 “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는 출구 쪽에 약간의 둔덕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부터 가속이 시작된 것으로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하주차장 출구를 빠져나오자마자 운전자는 오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90도가량 꺾으면 가해차량이 질주하며 사상자를 낸 일방통행로(세종대로18길)에 역방향으로 진입하게 된다. 지난 3년 13건의 사고는 역방향 길로 접어드는 이 오거리 교차로에서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실제 사고 원인과 무관하게 애초 이 길 자체가 매우 독특한 구조로 역주행하기 쉬운 위험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편도로 오는 그 넓은 길이 한쪽으로만 나 있는 길은 찾아보기 어렵다. 구조가 특이하고 신호등도 이상하다”며 “특히 밤 시간대에는 우회전하다가 당연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진입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날 한겨레가 참사 가해 차량이 출발한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부터 직접 자동차를 타고 참사 현장을 돌아보니 실제 해당 지하 주차장 출구를 나오면 작은 플라스틱 방지턱과 완만한 둔덕을 지나쳐 차량은 곧장 오거리가 있는 대로변으로 향하게 된다. 이때 차량은 자연스럽게 일방통행길을 마주하게 되고, 살짝 우회전해 그대로 직진할 경우 참사가 벌어진 길에 역방향으로 접어든다.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호텔 출구에서 바라본 오거리 모습. 맞은편 도로가 1일 역주행 참사가 일어난 일방통행길(세종대로18길)이다. 도로 입구에 작게 ‘진입 금지(일방통행)’ 표지판이 붙어 있다. 김채운 기자

문제는 일방통행길로 진입을 금지하는 표식조차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길 건너 일방통행길 입구에 달린 초록색 ‘진입 금지(일방통행)’ 표지판 하나가 전부다. 오거리 진입로 바닥에는 좌회전 금지 표시만 있을 뿐, 따로 신호등이나 직진 금지 표시도 없다. 이날 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나온 운전 경력 40년의 이아무개(67)씨는 “표지판이 잘 안 보이는 밤이라면 충분히 저기(일방통행길)로 들어갈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도로의 위험성과 관련해 “(해당 도로의)위험요인을 점검해보고 역주행 유발 요인이 있다면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861 백화점이 돈 풀자 이불집·반찬집·정육점 사장님 줄줄이 검찰청으로 랭크뉴스 2024.07.06
43860 서울역 인근서 車 ‘인도 돌진’ 2명 부상… 급발진 여부 조사 랭크뉴스 2024.07.06
43859 코레일 서울본부 전산실 화재…전국 대부분 역 현장발권 차질 랭크뉴스 2024.07.06
43858 [속보] 전북 남원 24개 학교서 식중독 의심환자 1000명 넘어 랭크뉴스 2024.07.06
43857 민주당, 검찰총장에 “허세 부리지 말고 김 여사 수사나 제대로” 랭크뉴스 2024.07.06
43856 바이든 “내가 트럼프 이길 것”…신체검사는 ‘거부’ 랭크뉴스 2024.07.06
43855 코레일 서울본부 전산실서 불…“승차권 현장발매 차질” 랭크뉴스 2024.07.06
43854 이란 대통령에 개혁파 페제시키안 당선…54% 득표(종합) 랭크뉴스 2024.07.06
43853 이란 대선 “서방 관계 복원” 주장 개혁파 페제시키안 당선…54% 득표 랭크뉴스 2024.07.06
43852 주민센터 입구로 돌진한 차량‥60대 운전자 "페달 오인했다" 랭크뉴스 2024.07.06
43851 서울역 바로 옆 코레일 본부서 화재… 승차권 현장발매 차질 랭크뉴스 2024.07.06
43850 찌그러진 ‘철밥통’...공무원 월급 보니 '충격' 랭크뉴스 2024.07.06
43849 파리 올림픽, 40도 넘는 폭염에 결국 에어컨 설치한다 랭크뉴스 2024.07.06
43848 이재명 측근·강성 지지층, 곽상언 겨냥… "현명한 판단을" "사람 잘못봤다" 랭크뉴스 2024.07.06
43847 [속보] 이란 대선서 ‘개혁파’ 페제시키안 최종 당선… 득표율은 54% 랭크뉴스 2024.07.06
43846 '[긴급] 시험 시간 변경'…거짓 글 올려 캠퍼스 발칵 뒤집은 대학생 결국 랭크뉴스 2024.07.06
43845 바이든 “후보사퇴 완전 배제…나쁜 밤이었다”…인지력검사는 거부 랭크뉴스 2024.07.06
43844 5000만원 이어 2500만원 발견…또 돈 나온 아파트,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7.06
43843 주식 파는 CEO들...젠슨 황 이어 베이조스까지[위클리이슈] 랭크뉴스 2024.07.06
43842 경기 둔화에 거세지는 감원 바람…희망퇴직 받는 유통업체들 늘어난다 랭크뉴스 2024.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