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돈봉투 사건 수사 문제삼았지만
대통령령엔 검찰수사 대상 규정
한명숙사건 때 위증교사 의혹도
문재인정부 시절 무혐의로 결론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놓고 전날 이 총장이 강력하게 비판한 데 이어 이날 검찰 내부에서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사 4명 탄핵안을 두고 법조계에선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부실 탄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는 ‘중대한 법 위반’을 요건으로 두고 있지만 탄핵안에는 애초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려운 내용이 담겼다는 지적이다.

탄핵소추안에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가 검찰청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포함됐다. 검찰청법에는 검사 직접 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있다. 돈봉투 사건은 선거범죄로 2022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 개정 당시 직접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게 민주당 논리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현재 검사의 직접 수사 대상을 나열한 대통령령 규정을 감안할 때 위법 수사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많다. 대통령령은 당대표 경선의 매수 행위를 금지한 정당법 50조 위반 행위를 검찰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은 이미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3일 “위법 수사는 재판에서 주장할 일이지 탄핵 요건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강백신 성남지청 차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했는데, 명예훼손은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못하는 범죄라는 게 탄핵소추안 내용이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에게 배임수·증재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부패범죄다. 검찰은 검찰청법에 따라 배임수·증재와 관련 있는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김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에서 적법하게 영장이 발부됐는데 탄핵소추안을 낸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는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을 같은 공간에서 면담하게 해 형집행법을 위반했다는 점이 탄핵 사유로 거론됐다. 형집행법 81조는 사건에 관련 있는 미결수용자는 분리해서 수용하고 접촉을 금지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소추안 논리대로면 검찰 대질조사뿐 아니라 법정 출석도 할 수 없다”며 “형집행법은 교정시설 내에서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말했다.

엄희준 부천지청장의 탄핵 사유는 과거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재소자들에게 위증을 부추겼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한 전 총리는 지난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았고, 3억원 수수 혐의는 전원일치 유죄가 나왔다. 위증교사 의혹은 문재인정부 시절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했지만 대검 부장·전국 고검장 회의를 거쳐 무혐의로 결론 났다. 일부 재소자의 일방적 주장에 기초했다는 점에서 탄핵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불법 행위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2576 공항 진입로 막은 '무개념 주차' 3일 만에 차 뺐다…과태료는 고작 12만원? 랭크뉴스 2024.08.03
42575 열 겹의 철갑(鐵甲)을 두른 얼굴 [책&생각] 랭크뉴스 2024.08.03
42574 어디서도 혼자일 수 없다는 순간의 신기루 [책&생각] 랭크뉴스 2024.08.03
42573 위기에 진가 발휘한 한국 양궁…김우진 “크게 보란 말 믿고 쐈다” 랭크뉴스 2024.08.03
42572 김민종 銀·김하윤 銅 쾌거…한국 유도 최중량급 ‘새 역사’[파리올림픽] 랭크뉴스 2024.08.03
42571 목엔 금메달·손엔 다이아…경기장서 청혼받은 배드민턴 선수 랭크뉴스 2024.08.03
42570 [2보] 美 민주 대선 후보로 해리스 공식 선출…"대의원표 과반 확보" 랭크뉴스 2024.08.03
42569 ‘세계 최강’ 韓양궁 혼성전 2연패… 김우진 통산 올림픽 최다 金 랭크뉴스 2024.08.03
42568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다냥, 박물관이니까! [책&생각] 랭크뉴스 2024.08.03
42567 [올림픽] '한국 유도 첫 최중량급 銀' 김민종 "하늘 감동하려면 더 해야" 랭크뉴스 2024.08.03
42566 [1보] 美 민주 대선 후보로 해리스 공식 선출…"대의원표 과반 확보" 랭크뉴스 2024.08.03
42565 "김민종, 웃어도 됩니다!" 올림픽 첫 출전에 귀한 은메달 랭크뉴스 2024.08.03
42564 "술 마시고 前 소속사 대표 만졌다"…男아이돌, 강제추행 혐의 송치 랭크뉴스 2024.08.03
42563 'XY염색체' 복서에 기권패…"女와 맞붙어선 안돼" 伊총리도 나섰다 랭크뉴스 2024.08.03
42562 뇌종양 앓는 3살 아이 얼굴 '퍽퍽'…“유아노트에 알리바이까지 만들어놨다”[영상] 랭크뉴스 2024.08.03
42561 [속보] 김민종, 은메달 획득...  남자 유도 최중량급 사상 첫 은메달! 랭크뉴스 2024.08.03
42560 "남자도, 여자도, 남녀도 강했다" 김우진-임시현 혼성단체 2연패 랭크뉴스 2024.08.03
42559 “복싱 일으켜 볼게요”… 임애지, 女 첫 메달리스트 됐다 랭크뉴스 2024.08.03
42558 [올림픽] 동생이 8점 쏘자 오빠가 10점 쾅!…양궁 남매의 '환상 호흡' 랭크뉴스 2024.08.03
42557 46초만 기권…伊총리, IOC 위원장에 'XY 염색체' 선수 따졌다 랭크뉴스 2024.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