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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유통업체 70곳, 엔비디아 온라인 판매 광고”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우회… 밀수 시장 급성장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칩.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칩을 중국이 ‘지하 네트워크’를 통해 밀반입시키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첨단 기술 유출을 방지하려는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우회하는 ‘엔비디아 칩 밀수 시장’이 중국에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업자들, 매달 엔비디아 칩 수십 개 몰래 확보"



WSJ에 따르면 이 같은 실태는 싱가포르에서 유학 중인 26세 중국인 대학생의 사례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학생은 지난해 가을 방학을 앞두고 귀국하면서 가방에 6개의 엔비디아 칩을 챙겼다고 했다.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이 ‘이 칩을 중국에 갖고 가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칩은 닌텐도 스위치 게임 콘솔 크기였고, 공항에서 아무 의심도 받지 않았다.

중국에 도착한 학생은 칩 한 개당 200달러(약 14만 원)의 운반비를 받았다. 그는 “내 조국을 위해 뭔가를 하고 돈도 약간 벌게 돼 기쁘다. (밀수를) 왜 안 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중국은 AI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전 세계 AI용 그래픽 처리장치(GPU)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이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WSJ는 탐사 취재를 거쳐 “온라인에서 ‘엔비디아 칩 판매’를 주장하는 유통업체 70여 곳이 공개 광고를 하고 있으며, 이들 중 25명 업자와 직접 접촉했다”고 전했다. 업자들은 먼저 주문을 받은 뒤 ‘몇 주 내 배송’을 약속하며, 일부는 첨단 칩이 8개씩 들어 있는 30만 달러(약 4억2,000만 원) 상당의 전체 서버를 팔기도 했다고 한다. 신문은 “매달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수십 개를 각각 확보한다는 게 업자들의 전언”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한 업자는 엔비디아 칩의 중국 밀반입과 관련, “아주 힘들지만 언제나 길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전쟁'을 시각화한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몰래 배달, 법적 처벌도 힘들어"



앞서 미국 상무부는 2022년 8월 중국 군대의 AI용 GPU 사용 가능성을 경계,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첨단 칩의 대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엔비디아의 A100와 업그레이드 버전 H100은 중국으로 향할 수 없게 됐고, 이에 엔비디아는 성능을 낮춘 A800과 H800을 출시했다. 중국 수출용 버전이었는데, 미 정부는 지난해 10월 두 제품의 대중 수출도 통제했다. 중국에서 엔비디아 GPU 암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이다.

다만 ‘엔비디아 밀수’에 배달자로 관여한 중국인 대학생의 행위를 싱가포르 법률 위반으로 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WSJ는 “많은 외국 정부와 사법권은 미국의 수출 통제를 관할 지역에 행사하는 것을 법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해당 국가에서는 중국에 그러한 칩을 판매하는 게 범죄로 여겨지지도 않는다는 게 국제 통상 변호사들의 견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WSJ에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준수하고 있고, 제한된 칩을 중국에 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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