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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한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최소 15명 사상자가 발생, 경찰이 사고차량을 수습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차량 돌진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사고 당시 가해 차량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브레이크등 점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운전자 차모(68)씨는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속 차씨 차량에 대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급발진 사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급발진은 운전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차량이 급가속하는 현상이다. 브레이크등은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켜졌다가 꺼지는 등으로 주로 차량 후면에 위치한다. 다른 장치를 거치지 않고 브레이크와 바로 연결돼있어 급발진과 오·조작을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주요 증거로 쓰인다. 사고 차량이 빠르게 달리는 와중에 브레이크등이 켜졌다면 차씨 주장대로 급발진일 가능성이 있다. 차량이 제어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았다면 차씨의 운전 미숙 등으로 사고가 났다고 볼 여지가 크다. 경찰 관계자는 “급발진 사고가 발생하면 통상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CCTV를 본 전문가 8명 중 3명은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달리는 상황에서 브레이크등이 켜진 게 확인되지 않는다”며 “경적을 울리거나 차량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도 없는 것으로 봐 급발진 사고 양상과 달라 보인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기술융합원장도“기관 내 전문가가 검토한 결과 후방 창문의 중앙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판단이 어렵다는 결론을 낸 전문가도 8명 중 3명 있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영상에선 브레이크 등인지 차폭등인지 확실하지 않다”며 “다만 등이 들어와도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급발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전 한국자동차공학회장)도 “보통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 아래쪽에 등 2개와 가운데 등까지 합쳐 3개에 불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차량의 주행 모습만 보면 운전자가 감속·가속을 하는 등 제어권을 가진 것 같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을 것”고 말했다.

반면 등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2명 있었다. 여러 교통사고 사건을 맡았던 법무법인 엘앤엘 정경일 변호사는 “여러 번 영상을 보니 브레이크등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점은 추후 급발진을 주장할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제조사에서도 별도로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폴크스바겐 소송·BMW 화재 사건 등에서 피해자 법률 대리를 맡았던 하종선 변호사도 “주행 중에는 브레이크등이 들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뒷유리창 상단에 달린 보조등은 마지막에 차가 설 때 혼자만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봐 고장 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차씨가 사고 당시 가속페달(액셀)을 강하게 밟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G80의 사고기록장치(EDR)엔 이런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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