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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거부권 예고에 ‘폐기’한 21대 국회 전철 밟을지 촉각
재의결 위해선 국민의힘 ‘찬성 8표’ 필요…실현 가능성 낮아
야권이 ‘3자 추천’ 중재안 선택 땐 여권도 반대 명분 약해져
다리가 저려서… 야당 주도의 ‘채 상병 특검법’ 상정에 반발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나선 3일 첫 주자인 유상범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토론을 하던 중 양쪽 다리를 번갈아 구부리며 근육을 풀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서 관심은 향후 처리 과정으로 쏠리게 됐다. 21대 국회에 이어 다시 과반 야당에 의한 본회의 통과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채 상병 1주기인 오는 19일 전 재의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재표결에서 국민의힘 108명 중 8명이 찬성표를 던지면 대통령 거부권은 무력화된다. 여야의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은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채 상병) 1주기가 되기 전에 통과시키겠다는, 국민과 한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 야권과 함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4일 종결시킨 뒤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야의 신경전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통해 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온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과 정부는 이번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채 상병 특검법과 비교해 달라진 내용이 없다면서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우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재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져달라는 여론전을 펼칠 계획이다. 재의 요구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시 법률로 확정된다. 산술적으로 국민의힘에서 8표의 이탈표가 나오면 가결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국민의힘 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21대 국회에선 불출마하거나 낙선·낙천한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채 상병 특검법 찬성 기류가 형성됐지만 22대 국회에선 단일대오가 유지되는 분위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며 당내 기강 잡기에 나섰다.

변수는 있다. 민주당 일각에선 채 상병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최종 폐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가장 크게 문제 삼는 특검 추천권을 ‘제3자’에게 부여하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5선 중진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을 맡기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제안에 대해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이 제대로 수사하겠느냐는 의문점이 있는데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여야가 타협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개혁신당에선 천하람 원내대표가 특검 추천권을 대한변호사협회에 부여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조국혁신당도 한발 물러서며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현재 채 해병 특검법엔 교섭단체 1인, 비교섭단체 1인을 특검 후보로 추천하게 돼 있다”며 “채 해병 사건 특검 추천권을 양보하겠다”고 말했다. 비교섭단체 몫 1인을 대법원장이든 대한변호사협회든 여당이 받아들일 수 있는 쪽에서 추천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충돌을 피하며 절충안을 선택할 수 있느냐가 변수다.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한 전 위원장 제안을 수용해 채 상병 특검법을 수정한다면 여권도 반대할 명분이 약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무지막지한 민주당 특검법은 절대로 통과되면 안 된다”면서도 자신이 제안한 ‘제3자 추천 특검’에 대해 “대단히 합리적이고 실효성이 이미 입증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혁신당 중재안을 수용해도 추천권 문제는 풀리게 된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재표결에서 가결 가능성이 커진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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