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차 10분 만에 미끄러진 차…고임목 없었다

지난 1일 오전, 부산 동구의 한 골목길에 정화조 차량 한 대가 들어섭니다. 40대 작업자가 호스를 들고 주택 정화조 청소에 나선 사이 바퀴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차량이 갑자기 경사로 아래로 미끄러집니다.

이 사고로 차량 뒤에 있던 작업자가 차량과 펜스 사이에 끼였고, 작업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차량에는 '고임목'과 같은 안전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제동장치는 걸려있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고임목을 설치한 차량.

법 시행 7년 째에도 사고 여전…경사로 안전 어쩌나

도로교통법상 차량을 경사진 곳에 정차, 또는 주차하려면 제동장치를 걸어 놓고 추가로 고임목과 고임돌, 혹은 받침대를 바퀴에 끼우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어려우면 바퀴를 도로 가장자리로 돌려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는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법은 2018년 시행돼 햇수로 벌써 7년째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경사로에서 미끄럼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실태를 취재한 결과, 정화조 차량 미끄럼 사고가 있었던 현장 바로 위에는 차량 두 대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주차를 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만약 제동장치에 문제가 생겨 경사로 아래로 내려간다면 곧장 추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주택가에 주차된 아동 통원 차량조차 경사로 안전 조치가 미흡하다

주택가·공원 가리지 않는 위협…단속도 어려워

다른 경사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근에는 주택가가 많았는데, 아파트와 주택 사이에 아이들이 타는 학원 통원 차량들이 잇따라 경사로에 서있었습니다. 받침돌도 없이 경사로 아래를 향해 차를 대놓은 상황. 경사로는 동네 산책로로 이어져 있어 주민들 왕래도 잦은 곳이지만 단속은커녕 문제를 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부산의 한 공원 어귀에는 아예 경사로에 길게 주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일부는 핸들을 꺾어 바퀴를 돌려놓기도 했지만, 대부분이 고임목과 같은 장치는 해놓지 않았습니다.

공원 진입로에 가득 찬 주차 차량. 일부만 바퀴를 돌려놨다.

내리막길에 고임목을 설치하지 않거나 바퀴를 돌려놓지 않으면 '최대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끄럼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가 큰 만큼 노후차량과 적재물이 많은 화물차의 경우 경사로 주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최재원 교수는 "노후된 차량은 제동장치가 풀리면서 뒤로 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임목이나 바퀴를 도로 가장자리로 돌려야 대형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차량 화재에 대비해 차량용 소화기와 안전 삼각대를 차에 배치하는 것처럼 휴대용 고임목도 구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749 [단독] 국정원, 작년 일반 예비비 '역대 최대' 7800억 갖다 썼다 랭크뉴스 2024.04.06
41748 '생지옥'된 가자지구…사망자 70%가 어린아이와 여성이었다 랭크뉴스 2024.04.06
41747 [사설] ‘반도체의 봄’ 왔지만... 안심도 쏠림도 착시도 경계해야 랭크뉴스 2024.04.06
41746 4년간 '0점대 실점' 압도적 방어율로 '신(神)'이라 불린 골키퍼 [K스포츠 레전드 열전] 랭크뉴스 2024.04.06
41745 1000원의 행복, 추억 담긴 '잔술'이 돌아온다 랭크뉴스 2024.04.06
41744 中알리·테무처럼 "온라인 수출 노리자"…1세대 플랫폼 이베이 뜬다 랭크뉴스 2024.04.06
41743 그 많던 요키·시츄 어디로 갔나…유행 견종이 뭐기에 랭크뉴스 2024.04.06
41742 총선 사전투표 이틀째…전국 3천565개 투표소에서 오후 6시까지 랭크뉴스 2024.04.06
41741 권도형, 미국→한국→다시 미국?…"뉴욕에서 재판받을 수도" 랭크뉴스 2024.04.06
41740 이자소득 상위 1%, 이자로만 한 해 1천700만원 번다 랭크뉴스 2024.04.06
41739 신동욱 "與, '시스템공천'으로 기선제압…野는 민생 아닌 탄핵 얘기" 랭크뉴스 2024.04.06
41738 비트코인 반감기, 보름 앞으로… “급등했던 과거와 다를 것” 랭크뉴스 2024.04.06
41737 민주 "110~160석" 국힘 "90~145석"…'50석+α'가 승부처 [총선 D-4] 랭크뉴스 2024.04.06
41736 당첨되면 3억~6억원 번다…하남·과천에 뜬 '로또청약' 어디 랭크뉴스 2024.04.06
41735 우리 그래도, 정치할까요?[뉴스레터 점선면] 랭크뉴스 2024.04.06
41734 "마흔 전 결혼할래" 10만원 내고 커플 됐다…日 난리난 버스투어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4.04.06
41733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 회복한 신용스프레드, 왜? 랭크뉴스 2024.04.06
41732 [속보]사전투표 둘째날 오전 7시 누적 투표율 16.2% 랭크뉴스 2024.04.06
41731 [데스크 칼럼] 삼성·SK 반도체가 한국을 떠난다면 랭크뉴스 2024.04.06
41730 22대 총선 사전투표 이틀째…이 시각 사전투표소 랭크뉴스 2024.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