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기 안산시 대부도 소재 횟집서
안산지청 간부급 등 10명과 만찬
검찰 내에선 “처신 부적절” 비판
권순정 수원고검장과 수원지검 안산지청 간부급 검사 등이 지난 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의 한 횟집에서 회식을 한 뒤 바닷가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서있다. 김혜리 기자


권순정 수원고검장이 관할 구역인 경기 화성시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 참사로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1주일 만인 지난 1일 간부급 검사들과 바닷가 관광지를 찾아 술을 곁들인 저녁 회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내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 희생자 대부분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검찰 내에서 나왔다.

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권 고검장은 지난 1일 저녁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에 있는 횟집에서 수원지검 안산지청 간부급 검사 등과 만찬을 했다. 수도권 관광지로 유명한 방아머리 해변에 자리잡은 식당에선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식당은 화성시 참사 현장으로부터는 차량 이동 거리 기준 약 18㎞ 떨어진 곳이었다. 앞서 권 고검장은 이날 오후 식당에서 차로 40분 이상(약 27㎞) 떨어진 안산지청을 지도 방문했다.

회식엔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 김도완 안산지청장을 비롯해 안산지청 차장·부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를 준비한 검찰 실무진 여러명은 따로 식사를 했다.

권 고검장 등은 4인 기준 25만원인 랍스타가 포함된 정식을 주문했다. 소주 3병, 맥주 8병 등 최소 11병의 술을 곁들였다. 지원 인력 식대를 제외하고 최소 72만원가량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식대를 어떤 명목으로 처리했는지 묻는 경향신문 질의에 수원고검은 “법령과 예산지침에 맞게 집행했다”고만 답했다.

권 고검장 일행은 오후 6시 무렵 만찬을 시작해 오후 7시50분쯤 식당을 나섰다. 이들은 검찰 소속으로 보이는 사진사를 동원해 해변에서 기념사진 촬영 등을 한 뒤 오후 8시30분 떠났다.

고검장은 ‘산하 지검·지청의 수사실무 및 일반행정사무 전반에 대한 처리와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지휘 및 감독’ 권한을 갖는다. 관할 지역 검찰 최고 책임자인 셈이다. 고검장이 산하 지검·지청 수사를 직접 지휘하진 않지만, 주요 사건의 경우 ‘정보보고’ 형태로 수사 상황을 보고 받는다고 한다. 현재 수원고검 산하 수원지검 전담수사팀이 아리셀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이다.

검찰 내에선 권 고검장 처신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형사고 이후 술자리를 자제하는 것은 “공직자에겐 일종의 문법”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회식 자리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검찰 내부에서 제기됐던 걸로 전해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관내 지검에서 수사를 하고 있고 희생자들이 발인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들이 (참사로) 고통 받는 상황에서 술까지 곁들인 자리가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격려 방문은 하더라도 술자리는 취소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고검은 경향신문에 “고검장의 산하 지청 방문 일정은 화재 사건 이전에 계획돼 있었던 것”이라며 “(안산지청이 아닌) 수원지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해 당초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9214 일본 ‘난카이 대지진 임시정보’ 해제…“대비는 계속” 랭크뉴스 2024.08.15
39213 지하주차장서 기둥과 문짝 사이에 몸 끼인 채 발견된 50대…'의식불명' 랭크뉴스 2024.08.15
39212 온도계에 ‘24도’ 언제 찍혔던가…‘연속 열대야’ 반갑지 않은 신기록 랭크뉴스 2024.08.15
39211 검찰,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사건’ 수사 마무리 수순···법리 검토 거쳐 결론 낼 예정 랭크뉴스 2024.08.15
39210 [단독] "안전 우선"…LG엔솔, 전고체 첫 양산시점 4년 미룬다 랭크뉴스 2024.08.15
39209 기미가요 송출에 태극기는 ‘반대로’…KBS “이미지 즉각 수정” 랭크뉴스 2024.08.15
39208 광복절 초유의 “매국정권” 구호…‘윤석열 역사인식’에 시민 분노 랭크뉴스 2024.08.15
39207 “광복회 빠졌다고 ‘반쪽 경축식’ 아니다”는 대통령실 랭크뉴스 2024.08.15
39206 ‘명품백 김건희’ 무혐의 전망…이원석, 퇴임 전 수사심의위 꾸릴 수도 랭크뉴스 2024.08.15
39205 KBS, 광복절에 '기미가요' 틀었다 사과..."기가 막혀" 청원에 1.4만 명 동참 랭크뉴스 2024.08.15
39204 WHO "전세계 다시 번질 수 있다"…'엠폭스' 비상사태 선포 랭크뉴스 2024.08.15
39203 “공부 의지 상실”… 의대생 ‘등록금 거부’ 집회 랭크뉴스 2024.08.15
39202 “광복절에 일본인 선발?” 논란에… 두산, 잠실 일장기 내렸다 랭크뉴스 2024.08.15
39201 한동훈, 우원식·이종찬 경축식 불참에 “대단히 유감” 랭크뉴스 2024.08.15
39200 과거사 언급 없는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대통령이 역사세탁 공범이냐” 랭크뉴스 2024.08.15
39199 당혹한 푸틴 "서부전선 이동!" 우크라서 병력 빼내 본토로 랭크뉴스 2024.08.15
39198 기미가요로 광복절 시작…“KBS가 NHK 서울지국인가” 랭크뉴스 2024.08.15
39197 해리스 ‘우위’ 미 대선 여론조사 따져보니[김유진의 워싱턴리포트] 랭크뉴스 2024.08.15
39196 '국민 눈높이' 강조하던 한동훈도 잠잠...뉴라이트 논란 김형석 자리 지킬 듯 랭크뉴스 2024.08.15
39195 [영상] 처음 보는, 웃는 유관순의 만세…“눈물이 핑 돈다” 랭크뉴스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