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저녁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민의힘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내용과 상관없이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게 인지상정이다. 지난 2일 국회 대정부 질문은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돌발 발언으로 중단됐다. 국민의힘의 거센 항의에 대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종의 작전”이라고 깎아 내렸다. 어차피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하기 싫었던 참에 ‘건수’를 잡아 파행시켰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예상 가능한 상대의 작전에 빌미를 내줄 필요가 있었을까. 오히려 작전에 말려든 건 아닐까.

한·미·일 동맹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런데 태도가 틀렸고, 표현이 틀렸고, 발언 자리도 틀렸다.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며 험한 말을 내뱉는데 협치가 있을 리 만무하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정신이 나갔다”는 표현은 정신장애인을 비하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유튜브 공식 계정 '주블리 김병주tv' 캡처 화면.

게다가 정부를 상대로 질의를 하는 자리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아직 일본과 우리가 동맹 관계 가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다”고 차분히 답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 의원은 대뜸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라고 호통을 치며 국민의힘의 과거 논평을 거론했다. 정부가 아닌 여당과 해당 주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려면 다른 자리를 택했어야 했다.

김 의원의 돌출 발언에 더 눈길이 가는 건 그가 최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권리당원 표심 반영 비율이 늘어나면서 어느 때보다 ‘당심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대정부 질문이 파행 중인 당일 저녁 8시쯤 김 의원의 유튜브 공식 계정에는 ““국민의힘은 정신 나갔나!”… 육군대장 출신 김병주의 일갈!”이라는 제목으로 발언 영상도 올라왔다. 지지자들의 응원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강성 당원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날 특검법 상정은 무산됐지만, 그의 선거운동은 성공한 셈이다.


김 의원의 이런 발언은 과연 채상병 특검법 통과에 도움이 될까. 예상대로 야당이 통과시킨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하면 국회는 재의결을 위해 국민의힘에서 최소 8명의 이탈표를 유도해야 한다. 그런데 어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손을 들어주겠는가. 진정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보다 정교한 논리와 차분한 태도로 국민의힘을 압박해야 한다. 특검법이 최종적으로 부결된다면, 김 의원과 민주당에도 그 책임이 있는 것이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645 시청역 참사, 부부싸움 때문?…경찰 "CCTV엔 다툼 모습 없다"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44 "내가 그 사람이에요" 기말고사 중 사라진 고교생, 찾아온 곳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43 시청역 역주행 사고 車, 6년 동안 6번 사고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42 ‘채상병 사건’ 수사심의위 “6명 혐의 인정”…임성근은 빠졌다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41 與 당권주자들 이구동성 "공정 경선" 서약...현실은 '난타전과 줄 세우기'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40 중국, 공시 위반 벌금·형량 상향 조정…최대 19억원·징역 10년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9 "10분간 핫도그 58개 삼켰다"…美 먹기 대회서 '새 챔피언' 탄생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8 울산 아파트 화단서 5천만원 돈다발 경비원이 발견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7 미국 실업률 4.1%, 예상보다 높아... 9월 금리 인하 기대감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6 손웅정은 넘어진 아이 발로 차고…"꼴값 떨지 마" "미친놈같이" 폭언 난무 '충격'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5 검사 탄핵 공방 가열…“피해자 행세” vs “국회서 인민재판”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4 "위헌에 위헌을 더했다" 강력 반발‥'더 세진 특검법' 대응?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3 국민의힘 ‘공정 경선’ 다짐 서약 무색···곧장 ‘김건희 문자 무시’ 네거티브 비방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2 [속보]美 6월 비농업 일자리 20만 6000건 증가…실업률 4.1%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1 韓 "김여사 문자, 사과어렵단 취지…선동 목적 전대 개입" 정면반박(종합2보)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30 한 달 전, 전셋집 보고 간 뒤…흉기 들고 침입한 30대의 최후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29 푸바오랑 할부지 드디어 만남! 목소리 알아듣고 ‘토끼 귀’ 됐을까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28 시청역 제네시스 사고 이력 보니…등록 후 4년 새 6건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27 ‘채상병 사건’ 수사심의위 “6명 혐의 인정”…임성근은 빠진 듯 new 랭크뉴스 2024.07.05
43626 ‘시청역 참사’ 조롱글 작성자 추가 입건…사자명예훼손 혐의 new 랭크뉴스 2024.07.05